Q5. 왜 OKR도입에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까요?
OKR 도입을 결정하기에 앞서 OKR을 도입해서 조직에 정착시키는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특히 ‘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 경영진/구성원의 공감은 어떻게 끌어낼 것인지, 조직 내 다른 인사제도 특히, 평가와 긴밀하게 연계된 보상, 승진 제도와의 연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다. 이번 질문에서는 OKR 도입 초기에 마주칠 수 있는 문제점들에는 무엇이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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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BO/KPI 방식의 평가제도에서 변화가 필요한 경우: 완전히 객관적인 평가는 없다
2️⃣ 구성원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과 함께 경영진의 지지가 필요하다
3️⃣ 조직 내 다른 인사제도와의 적합성 이슈: 승진, 보상 등

1️⃣ MBO/KPI 방식의 평가제도에서 변화가 필요한 경우: 완전히 객관적인 평가는 없다
이론적 측면에서 MBO/KPI가 예상했던 대로만 이루어진다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구성원들이 각각 자기 개인 목표를 달성하면, 팀의 목표, 그룹의 목표, 전체 조직의 목표가 달성된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개인의 평가 결과를 보상과 연계시키면, 구성원들은 개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사전에 합의한 목표와 이의 달성에 따라 평가받고, 이에 따라 보상받는다는 것은 마치 기계 부품이 설계대로 착착 들어 맞아 움직이는 것처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느껴진다.
관료제/테일러리즘이 일을 표준화하였듯이 MBO/KPI 방식은 목표설정과 성과관리를 표준화한다. 관료제/테일러리즘이 행정적 편의를 가지고 오는 것처럼, MBO/KPI 방식 역시 행정적으로 편리하다. 동일한 기준으로 전 조직과 전 구성원을 관리하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평가와 보상에 대한 불공정성을 제기한다면 이에 대응하기도 편리하다. 이미 절차를 알고 있으면서 사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니 절차에 합의한 것이고, 연초에 목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미 목표에 합의한 것 아니냐며 방어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조직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고, 각자의 사정은 있을 수 있지만, 정해진 규칙과 절차가 있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득할 수 있다. 우리 조직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조직이 같으며 원래 성과주의 방식이란 이런 것이라고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전통적 성과관리의 ‘목표수행-평가 결과-보상’의 기계적 연계는 보상의 공정성에 대한 책임을 평가제도의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평가제도 자체가 절차적으로 공정하다면 즉, 이미 평가 절차를 공유하고 구성원들이 이를 이해했다면, 평가제도에 합의했다고 간주한다. 따라서 평가를 담당하는 조직들은 구성원들의 불공정성에 대한 논란으로부터 피난할 피난처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며 보상하는 방식의 효용성에 대해 우리 자신도 그다지 믿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스택랭킹을 폐지하고, 1년 후인 2014년 SHRM(미국인사관리협회)이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여전히 평가 방식으로는 연간 성과평가가 주를 이루었으며(72%가 연간 평가, 16%가 반기 평가, 3%가 평가 안 함, 8%가 기타로 응답), 인사담당자들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성과평가 시스템에 대해 A에서 B+가 12%, B에서 C+가 53%, C가 21%로 74%가 B 이하라고 응답하였다. 자신이 속한 조직의 성과평가 시스템에 대해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었다.
설문에 응답한 인사담당자들이 속한 조직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목표설정과 성과관리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2014년의 경우 연간 성과평가 방식이 주를 이루었으며, 인사담당자들 스스로 자사의 성과평가 제도의 효용성에 대해 낮은 점수를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경영자와 인사담당자들이 OKR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OKR 방식을 도입했을 때의 평가와 보상 제도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OKR을 도입한 이후에 상시피드백을 근거로 한 절대평가를 통해 지속적 성과경영이 잘 이루어질지, 구성원들이 이를 불공정하다고 인식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것이 가장 클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과연 KPI를 통한 연간 성과평가가 상시피드백을 근거로 한 절대평가와 비교했을 때 더 공정하다고 할 수 있는가에 있다. 완전히 공정하거나 모두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평가와 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평가와 이를 따르는 보상에 대해 어떤 방식이 공정한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고 처한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다.
상시피드백을 근거로 한 절대평가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아마도 ‘평가자가 사내 정치나 개인 친분에 따라 평가하지 않을까?’일 것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KPI를 기반으로 한 상대평가를 할 때는 그런 문제가 없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KPI를 기준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시장 상황, 운, 일의 난이도, 중요도 등에 근거해 평가자는 평가 결과를 조정한다. 지표 자체가 정성적인 경우도 있고, 달성률을 측정하는 방식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결국 KPI 기준의 상대평가 방식에서도 평가자의 주관은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으며, 오히려 강제배분 상대평가로 인해 승진자에게 고과를 몰아주거나, 병가나 육아를 이유로 휴직을 한 사람에게 성과와 관계없이 누군가는 받아야 할 낮은 고과를 주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 KPI 기반의 상대평가 방식이 OKR의 상시피드백에 비해 더 공정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리더가 이 방식을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KPI 방식에서는 사전에 합의한 지표들의 달성 여부가 평가의 근거가 된다면, OKR의 지속적 성과경영에서는 리더-구성원 간 CFR(대화, 피드백, 인정)이 그 근거가 된다. 특히 1:1 미팅 과정에서 이루어진 목표와 업무에 대한 대화의 내용이 평가의 근거가 된다. 과거 생산라인의 관리자는 직원 한 명당 한 시간 내에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의 수가 몇 개인지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생산 프로세스의 효율성이나 공정의 완결성과 관계없는 일차원적 측정의 결과였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 이야기일 뿐이다. 지금의 업무들은 다차원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일차원적으로 측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신입사원들이 수행하는 업무조차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제 업무에는 문제해결 능력, 팀워크, 창의력,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같이 측정하기 어려운 역량이 필요한 시대이다.
2️⃣ 구성원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과 함께 경영진의 지지가 필요하다
평가와 보상제도는 민감한 사안이다. 그리고 조직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조사했을 때 평가와 보상 관련 내용은 가장 만족도가 낮게 나오거나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우리는 모두 공정성에 대해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나의 성과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의 성과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편향을 가진다. 따라서 모든 구성원을 만족시킬 수 있는 평가와 보상제도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조직이 평가와 보상 방식을 바꾼다고 하면 구성원들은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을지에 대해 걱정부터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OKR을 도입하는 것은 경영진/인사담당자/전략담당자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특히 조직과 구성원 사이의 충분한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 구성원들은 제도 변화에 관해 이번에는 또 무엇이 바뀌는지, 왜 또 귀찮게 하는지, 왜 이렇게 요구하는 것이 많은 거냐며,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구성원에게 제도의 변화에 관해 설명할 때는 제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뿐만 아니라,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소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담당자가 OKR에 대해 OKR이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어떻게 효과를 내는 것인지를 먼저 이해하고 구성원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OKR을 하는 이유가 다른 기업과 조직이 모두 적용하므로 우리도 한다가 아니라, OKR이 우리 조직에 필요한 이유, 우리 조직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OKR을 어떻게 세우는 것인지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OKR을 하는 것이 성과를 높이기 위한 것은 맞지만, 이 방식이 과거의 방식처럼 구성원들을 믿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관리감독하고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우리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그 방향에 맞추어 각자 어떻게 일할 것인지를 서로 협의하여 정하고, 자유롭게 이를 수행하며, 그 과정에서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공감시키고, 조직이 구성원 각자의 역량과 잠재력을 믿고 있음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경영진의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다음 Q6에서 좀 더 설명하겠지만, OKR을 도입하고 정착시키는 것은 최소 8~12개월이 걸리는 긴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직이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고 우리 조직에 잘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많은 경우 경영진의 의지로 OKR을 도입하긴 하지만, 만약 인사/전략 담당자의 주도로 OKR을 도입하는 경우에는 경영진이 OKR을 이해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3️⃣ 조직 내 다른 인사제도와의 적합성 이슈: 승진, 보상 등

OKR을 한다고 했을 때, 우려되는 것 중의 하나는 평가와 연계된 인사제도들일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승진과 보상이다. 우선 OKR을 적용한다고 평가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연초에 목표를 설정하고 연말에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1년에 한 번 줄을 세워 상대평가 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의미이지, 평가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OKR에서는 1주일에 한 번 진행하는 1:1 미팅 등을 통해 피드백하고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상시평가를 하는 방식이다. 이때 1:1 미팅한 내용과 그 결과를 간략히 기록을 통해 남겨놓으면 이후 평가의 근거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선발, 승진 등이 필요할 때도 단순히 A, B, C와 같은 평가 등급만 있는 것보다는 어떤 업무를 했고, 어떤 피드백을 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있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하다. 이때 OKR을 시스템으로 만든 성과경영 솔루션을 사용하면 기록과 보관에 더욱 용이하다. 상시피드백을 바탕으로 한 방식은 줄 세우기 방식의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성원들 간에 불필요한 경쟁을 불러일으킬 우려도 적다. MBO/KPI 방식의 연간 성과평가가 목표설정-성과평가-보상을 강하게 연결했다면, OKR 방식은 이 연결을 느슨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평가 방식에서 다면평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OKR은 구성원 간 협업을 늘리며, 의사소통 방식에서도 기존의 리더가 구성원에게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리더-구성원의 쌍방향 소통과 구성원 간 소통 역시 증가한다. 따라서 리더가 구성원을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하향 평가 방식이 아닌 자기평가, 동료평가, 팔로워의 상향 평가, 리더의 하향 평가를 결합한 다면평가 방식 도입을 함께 고려하는 것도 좋다.
기존에 KPI와 함께 사용되던 상대평가 방식은 구성원을 등급화하고 줄을 세우는 방식이다. 승진의 경우에도 성과평가 결과를 포함하여 미리 정해 놓은 기준에 따라 각 구성원의 승진 점수를 매기고, 점수에 따라 승진 여부를 결정하곤 한다. 이에 따라 승진 대상자에게 고과 몰아주기도 성행한다. 승진하기 직전에 높은 평가를 주고, 승진하고 나면 낮은 평가를 주는 것이다. 우선 승진은 지금까지 낸 성과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승진해야 할 사람은 지금 위치에서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향후 승진한 새로운 위치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평가 결과와 승진대상자를 기존의 방식과 같이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것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OKR로 성과경영을 하는 경우, 보상은 구성원의 역량과 해당 직무와 역할에서 시장가치를 반영하여 정하면 된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들의 연봉을 정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쉽다. 프로선수의 과거 성적과 포지션 그리고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여 시장에서의 가치에 따라 연봉이 매겨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보상에 있어서 OKR의 목표 달성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이지 성과를 반영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기존과 같이 평가 결과가 인상률이나 성과급으로 바로 직결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의미이다.
🧠 Ending Note
OKR이 어려운 점 중의 하나는 무엇이 좋은 OKR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좋은 OKR은 그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상당히 주관적이다. 무엇이 우리 조직에 중요한 문제인지, 그리고 그 중에서도 무엇이 가장 시급한 문제인지, 그리고 구성원들에게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이 조직마다 모두 다르다. 따라서 다른 성공적인 조직이 하는 방법을 무작정 벤치마킹하는 것이 아니라, OKR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조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