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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이 실패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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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이
실패하는 이유

2026.01.05

벤치마킹이 실패하는 이유

: 현상 너머의 속성을 보라

 


 

🧭 관점열기

이웃집 나무는 봄이면 꽃이 화사하게 피고, 시간이 지나면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달립니다.

부러운 마음에 생각합니다. “저 꽃을 가져와 우리 나무에 붙이면 우리도 저런 열매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꽃을 꺾어다 우리 나무에 조심스럽게 붙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열매는 맺히지 않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꽃은 시들어버립니다. 열매를 맺으려면 좋은 씨앗을 골라야 하고, 그 씨앗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야 하며, 햇빛과 물을 제때 주며 정성껏 가꿔야 합니다. 꽃과 열매는 그 과정이 제대로 작동했을 때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결과일 뿐입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성공한 기업의 제도와 문화를 ‘꽃’처럼 가져옵니다. OKR, ‘님’ 호칭, 무제한 휴가, 스쿼드 조직…. 하지만 많은 조직에서 변화는 겉모습에서 멈추고, 기대했던 성과는 따라오지 않습니다.

이런 실패가 반복되는 이유는 남의 집 나무에 핀 꽃, 즉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 보고 그것을 복제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정작 그것을 가능하게 한 조건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저 기업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왜 저 기업에서는 그것이 작동했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 제도인가, 아니면 그것을 작동시키는 근본적인 조건인가?”

 

🤔 벤치마킹이 실패하는 진짜 이유

 

어느 기업의 이야기입니다. 경영진이 OKR을 도입하고 있는 국내 여러 기업들을 보고는 선언했습니다. 우리도 OKR을 도입합니다. 구글과 인텔이 이것으로 성공했습니다.” OKR 전문가를 초빙했고, 담당 조직을 신설했으며, 전사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분기별 목표를 설정하고 주간 체크인 미팅을 시작했습니다. 책에 나온 대로 베스트 프랙티스를 따라 했습니다.

 

그런데, 제도는 도입했으나 작동은 하지 않는 장면이 곧 나타났습니다. “이거 결국 KPI 아닌가요? 이름만 바꾼 것 같아요.” “목표를 세우고 체크인하느라 정작 일할 시간을 뺏겨요.” “70% 달성을 목표로 하라고 하는데, 우리 회사에서 70%면 실패한 거예요.”

 

구글의 성공을 다룬 OKR 방법론 책에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분기별 목표 설정, 핵심 결과 3~5개 수립, 주간 체크인 미팅, 70% 달성 목표치 같은 제도와 운영 방식이 상세히 소개됩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제도를 어떻게실제로 구현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습니다. 분기별 목표를 합의하는 실질적인 과정, 핵심 결과를 실행으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 체크인 미팅에서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70%라는 결과를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방법 같은 것 말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제반 조건'에 대해서는 아예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구글은 우수한 인재가 모여 있고, 오랜 기간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다져왔으며, 실패를 학습으로 전환하는 심리적 안전감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합니다. 경영진의 신뢰·위임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구성원들도 자기주도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조정하는 데 익숙합니다. 이런 조건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조직에서 제도만 도입하면 당연히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벤치마킹의 본질적 한계입니다. 우리가 복제할 수 있는 것은 제도와 운영 방식이라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뿐입니다. 정작 그것을 작동하게 만드는 동기, 역량, 상호작용, 조직문화 같은 보이지 않는 속성은 복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OKR뿐 아니라 여러 벤치마킹에서 반복됩니다.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우리는 눈에 보이고 당장 확인되는 것에 시선이 쏠리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사람의 행동은 보지만 동기는 놓치고, 조직의 성과는 보지만 과정은 지나치고, 성공의 현상은 보지만 원인은 건너뛰곤 합니다.

 

인간의 뇌는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해서 이해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제도, 운영 방식, 행동, 결과처럼 보이는 것은 측정·관찰·복제 가능합니다. 반면 동기, 역량, 상호작용, 조직문화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측정·관찰·복제하기 어렵습니다.

 

벤치마킹은 보이는 것만 가져옵니다. 하지만 성과를 만드는 것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것에서부터 발현됩니다.

 

현상-경향-속성

 

1️⃣ 성과가 만들어지는 세 가지 층위

 

나무에 열매가 맺히는 과정을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눈으로 바로 확인하는 것은 현상입니다.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린 ‘지금 이 순간의 모습’입니다.

 

그 현상을 시간을 두고 보면 경향이 보입니다. 봄에 꽃이 피고, 여름에 열매가 맺고, 가을에 수확하는 식의 반복되는 흐름입니다. 경향은 “가끔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계속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속성이 있습니다. 뿌리의 영양분 흡수, 광합성, 세포 분열처럼, 겉으로 드러난 현상과 반복되는 경향을 가능하게 만드는 작동 조건입니다. 꽃만 꺾어다 붙인다고 열매가 맺히지 않는 이유는, (현상)이 아니라 그 꽃을 피우는 속성이 함께 옮겨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쉽게 보는 것은 현상입니다. 회의가 길어진다”, “보고가 늘어난다”, “결정이 늦어진다”처럼 당장 관찰되는 장면들입니다.

 

그 현상이 반복되면 경향이 됩니다. 예컨대 “결정은 결국엔 위에서 이루어진다”, “안전한 선택만 남는다” 같은 반복되는 일하는 방식입니다.

 

리고 그 경향을 만들어내는 밑바탕에 속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견을 말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 “권한과 책임 내에서는 스스로 실행할 수 있는 환경”, “실수가 학습으로 이어진다는 공유된 인식” 같은 것들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작동하는 순서, 즉 인과적 방향입니다. 현상은 ‘보이는 결과’이고, 경향은 ‘반복되는 패턴’이며, 속성은 그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조건’입니다. 속성을 건드리지 않으면, 경향은 바뀌지 않고 현상도 금방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2️⃣ 벤치마킹은 가장 표층만 본다: '님' 호칭 사례

 

이제 구체적인 사례를 보겠습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님’ 호칭을 도입한 기업이 있습니다. 원래도 회의에서 직급이 강하게 작동해, 특히 저연차는 의견을 내기 어려운 분위기였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전사적으로 캠페인도 하고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직급이 아닌 님으로 부릅니다. 수평적 소통을 실현하겠습니다."

 

6개월이 지나자,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드러났습니다. 부르기는 ‘00이지만, 말할 때는 여전히직급이 작동했습니다. 저연차 구성원이 의견을 내면좋은 의견이긴 한데…”로 대화가 정리됐고, 결정은 여전히 보고-승인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그래서 회의의 공기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호칭은 수평이었지만, 상호작용과 결정 구조는 수직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현상-경향-속성의 세 가지 층위로 구분해보겠습니다.

 

🔹표층의 현상 - 바꾼 것:

      • ' 호칭 사용
      • 수평적 조직문화 선언
      • 직급 폐지

 

🔹중층의 경향 - 기대한 패턴:

      • 활발한 의견 개진
      • 빠른 의사결정
      • 수평적 소통

 

🔹심층의 속성 - 작동 조건:

      • 구성원들이 나서서 말하고 싶어할 만한 이유
      • 직급과 관계없이 각자가 가진 역량을 발현시킬 수 있는 환경
      • 조직 내에서 소통과 협력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공통적인 기대
      • 새로운 시도와 실패에 대해 작동하는 암묵적 규칙

 

벤치마킹은 가장 표면에 있는 현상만 복제합니다. 하지만 성과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것은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속성입니다. 속성 없이 현상만 도입하면 지속되지 않고 무너집니다.

 


 

✨ 속성을 다루는 경영

 

성과를 바꾸려면 제도를 더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작동할 속성을 다루어야 합니다. 속성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조직의 반복되는 패턴(경향)을 만들고 그 결과(현상)를 좌우하는 작동 조건입니다.

 

속성을 ‘찾고’, 속성을 바꾸는 ‘조건을 설계·조정’하면, 경향이 바뀌고 현상은 뒤따라 바뀝니다.

 

속성을 다루는 경영

 

🅰️ 진단: 현상-경향-속성으로 근본 원인 찾기   

 

1️⃣ 속성이란 무엇인가: 경영에서 우리가 다룰 수 있는 것

 

우리가 개입하여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현상’이 아니라 ‘속성’입니다. 현상은 결과이고, 경향은 반복되는 방식이며, 속성은 그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작동 조건입니다. 속성이 바뀌어야 경향이 바뀌고, 경향이 바뀌어야 현상이 바뀝니다.

 

그래서 해결의 출발점은 “제도를 더 도입하자”가 아니라, "그 제도가 작동할 조건(속성)을 설계하자"입니다.

 

경영에서 주요하게 다뤄야 하는 대표적인 속성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구성원의 동기 촉발입니다. 왜 일하는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구성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성취하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열망, 더 나은 나를 향한 갈망이 조직의 목표와 정렬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발현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둘째, 구성원의 역량 발현입니다. 여기서의 역량은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이미 가진 역량(구성원 각자가 가진 잠재력)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발현되도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어떻게 판단하는가, 어떻게 실행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 같은 역량을 어떻게 최대한 발현하여 성과로 드러나게 할 수 있을지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셋째, 조직 내 바람직한 상호작용입니다. 어떻게 소통하는가, 어떻게 협력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일을 하는 과정에서의 상호작용이 바람직하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바람직한 상호작용이란, 우리가 함께 소통하는 과정, 협력하는 과정이 목적 중심·상대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 혼자 할 때보다 훨씬 큰 성과인 집단 시너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넷째, 조직문화 형성입니다. 문화는 문서에 적혀 있지 않아도 모두가 따르는 암묵적 기준입니다. “무엇이 괜찮고 무엇이 위험한지가 매일의 일에서 반복되며 굳어집니다. 따라서 문화 형성이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따르게 되는 반복 신호를 만드는 일입니다. 예컨대 신뢰가 기본값으로 작동하고, 실패가 추궁이 아니라 학습으로 다뤄지며, 성과 중심적으로 모든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일상의 규칙과 반응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성과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2️⃣ 속성은 어떻게 파악하는가: 현상 파악-경향 탐구-속성 분석의 세 단계

 

‘님’ 호칭 사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현상 파악: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분석합니다. "호칭은 바뀌었지만 소통 방식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경향 탐구: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패턴을 파악합니다. 모든 결정은 보고-승인 구조를 거치고, 새로운 시도는 리스크로 간주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속성 분석: 현상과 경향을 만드는 기저 속성을 확인합니다. 호칭(현상)은 바뀌었지만, 성과를 만들어내는 속성은 그대로였습니다.

 

            • 동기 촉발: 의견을 내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 역량 발현: 구성원들이 가진 판단과 실행의 능력이 발휘될 기회가 없습니다.
            • 바람직한 상호작용: 일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나오면 대화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 닫혔습니다.
            • 조직문화: 실패가 학습으로 전환되지 않고 처벌로 귀결되면서, 새로운 의견을 이야기하는 시도는 위험으로 받아들여집니다.

 

🅱️ 설계·운영: 조건을 바꾸고, 되먹임으로 조정하기  

 

3️⃣ 조건적 조작: 속성을 다루는 방법

 

현상(결과)을 바꾸기 위해서는 속성에 개입해야 합니다. 다만 속성은 직접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을 바꿈으로써 간접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일부터 동기를 더 높이세요.” “오늘부터 역량을 더 잘 발현하세요.” “지금부터 더 신뢰하세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건을 바꿔야 합니다.

 

속성은 명령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구성원이 매일 반복해서 경험하는 것들에 의해 바뀝니다. 회의에서 내 의견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 작은 실수를 했을 때 어떤 반응이 돌아오는가,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따라오는가. 이런 일상적 경험이 쌓이면서 "여기서는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는 "여기서는 이렇게 하면 위험하다"는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경영의 역할은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지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성원들이 매일 마주치는 상황을 바꾸는 것입니다. 누가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을 때 리더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패했을 때 무엇을 묻고 무엇을 인정하는지,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보는지. 이런 것들을 바꾸면 구성원이 학습하는 내용이 달라지고, 결국 동기와 행동이 달라집니다. 조건을 바꾸면 속성이 변화하고, 속성이 변화하면 경향과 현상이 달라집니다. 이것을 조건적 조작이라고 합니다.

 

조건적 조작의 원리는 화학의 촉매 반응과 같습니다. 촉매는 반응물 자체를 바꾸지 않지만, 반응이 일어나는 조건을 바꿔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사람이 처한 조건을 바꿔야 합니다.

 

'님' 호칭 사례에 적용해보겠습니다.

 

🔹벤치마킹 방식: '님' 호칭 도입전사 교육 → '수평 조직' 선언실패

 

🔹조건적 조작 방식:

 

            • 동기 촉발: 의견을 내도 실제 변화로 이어지지 않았던 경험이 쌓이면서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학습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를 바꾸려면 의견을 실제로 반영하고, 불가능할 경우 이유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말하면 바뀐다"는 경험이 쌓이면 참여 동기가 다시 살아납니다.
            • 역량 발현: 구성원들이 가진 판단과 실행 능력이 발휘될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를 바꾸려면 명확한 권한 범위를 정해주고, 그 안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한 뒤 결과를 함께 검토하는 되먹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역량은 발현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 바람직한 상호작용: "그건 좀...", "리스크가..." 같은 반응이 반복되면서 솔직한 대화가 안전하지 않다는 학습이 쌓였습니다. 이견이 나왔을 때 그 이유를 묻고 끝까지 듣는 리더의 반응이 반복되면 "여기서는 솔직하게 말해도 안전하다"는 학습이 쌓입니다.
            • 조직문화: 실패했을 때 추궁과 책임이 이어지면서 실패가 처벌로 귀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 "왜 그런 시도를 했나?" 대신 "여기서 우리가 배운 건 뭔가?"를 묻는 질문이 반복되면, 실패가 처벌이 아니라는 암묵적 규칙이 형성됩니다.

 

조건적 조작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인내입니다. 토양을 바꾼다고 다음 날 꽃이 피지 않습니다. 조건을 바꾸고 속성이 변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20년간 형성된 수직적 문화가 3개월 만에 바뀔 리 없습니다.

 

둘째, 정확성입니다. 식물마다 필요한 토양이 다릅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속성을 바꾸려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조건을 설계해야 합니다. 동기 문제인지, 역량 문제인지, 상호작용 문제인지, 조직문화 문제인지, 즉 어디에 개입해야 할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4️⃣ 되먹임(=피드백 루프) 활용: 관찰하고 조정하기

 

조건을 만들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속성은 살아있습니다. 민감하고, 가변적이며,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조건이라도 시기와 맥락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관찰→분석→조정의 되먹임이 필요합니다.

 

작은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했을 때를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처음엔 권한을 줘도 팀원들은이거 해도 될까요?” 하고 습관처럼 확인합니다. 이때왜 자율적으로 못 해요?”가 아니라 어디까지는 알아서 결정해도 되는지를 먼저 정해 알려 주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는 스스로 결정하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망설입니다. 여기서는 작은 결정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맡기고, “우리 팀의 판단 기준을 공유해야 합니다.

 

이후 일상 업무는 알아서 결정해 실행하더라도, 리스크가 큰 결정에서는 다시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때 리더가 담당자의 결정을 믿고 존중하며, 혹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추궁보다는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장면이 반복돼야 합니다.

 

되먹임은 한 번의 조건 변경으로 끝내지 않고, 속성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한 뒤 조건을 다시 조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벤치마킹과 속성 중심 경영은 여기서 갈립니다.

 

🔹벤치마킹: 제도 도입 → 기대 → 실패 → 포기


🔹속성 중심 경영: 현상 파악 → 경향 탐구 → 속성 분석 → 조건 설계 → 관찰 → 조정 → 관찰

                               → 조정 → ∞

 

속성 중심 경영은 제도를 “도입”하는 일이 아닙니다. 제도가 작동할 토양을 만들고, 그 토양의 상태를 읽으며, 계절에 맞게 계속 가꾸는 과정입니다.

 


 

🌼 현상이 아닌 속성을 다룰 때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구글처럼 OKR을 도입했는데, 왜 우리는 실패했을까?” “님 호칭으로 바꿨는데, 왜 소통은 바뀌지 않았을까?” 이제 답을 알고 있습니다. 남의 집 나무에 핀 꽃을 꺾어다 붙였기 때문입니다. 열매를 맺으려면 좋은 씨앗을 골라야 하고,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야 하며, 정성껏 가꿔야 합니다. 이것이 속성 중심의 경영입니다.

 

벤치마킹은 빠르고, 쉽고, 안전해 보입니다. “남들이 성공했으니 우리도...”라는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겉모습만 있고 내실 없는 제도, 비용만 들고 성과 없는 변화입니다. 속성 중심의 길은 느리고, 어려운 길입니다. “우리 조직의 본질부터 들여다봐야...”라는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진짜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이며 지속가능한 성과입니다.

 

남의 꽃을 꺽어다 붙이지 말고, 꽃이 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속성을 이해하고, 그 속성이 작동할 조건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  1분 브리핑

⚠️ 문제정의: 많은 조직이 성공 기업의 제도를 벤치마킹하지만 실패합니다. 구글의 OKR을 도입했지만 보고만 늘어나고, '님' 호칭으로 바꿨지만 회의에서 여전히 침묵만 흐릅니다. 우리는 남의 집 나무에 핀 꽃을 꺾어다 붙이려 했지만, 정작 그 꽃을 피운 토양은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원인분석:
벤치마킹은 대개 현상(제도·형식)만 복제합니다. 그러나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현상이 아니라, 그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속성(동기·역량·상호작용·문화 같은 작동 조건)입니다. 속성이 작동하면 조직에는 일정한 경향(반복되는 패턴)이 생기고, 그 경향이 누적되어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현상으로 드러납니다. 속성은 그대로 둔 채 제도만 가져오니, 도입은 되지만 작동은 멈춥니다.

✨ 해결방안:
해법은 제도를 더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속성이 바뀌도록 조건을 설계하고 되먹임으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먼저 현상을 관찰해 경향을 찾고, 그 경향을 만드는 속성을 진단합니다. 그 다음 발언이 실제 결정으로 이어지는 경험, 작은 권한과 피드백 루프, 실패를 학습으로 회수하는 규칙처럼 매일 반복되는 조건을 바꿉니다. 남의 꽃을 붙이기보다, 우리 조직의 토양부터 가꾸는 전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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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치마킹이 실패하는 이유

    성공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따라 했는데 왜 성과는 안 나올까? 이 글은 벤치마킹이 겉 모습만 복제해 실패한다는 점을 짚고, 현상-경향-속성 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통해, 제도의 ‘도입’이 아닌 ‘작동’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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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가가 아니라 진단을 해야 하는 이유

    연말 등급평가는 성과를 판정할 뿐, 성과를 개선시키지 못합니다. 이 글은 평가 등급 대신 건강검진처럼 진단→조정→재점검이 반복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와, 운영 가능한 설계 원칙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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