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브랜딩, 결국 '한 문장'에 달렸습니다
채용 시장은 더 이상 연봉과 복지로만 승부하는 시장이 아닙니다. 특히, MZ 세대 지원자들은 기업이 던지는 메시지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줄 수 있는지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합니다. 많은 기업이 채용 설명회와 공고문에서 연봉, 복리후생 같은 '조건'을 어필하지만, 지원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결국 단 하나의 문장입니다. "채용 브랜딩의 성패는 기업이 던지는 메시지에 달려 있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오늘날입니다.
📑 이번 아티클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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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용 브랜딩, 결국 '메시지'인 이유
2️⃣ 글로벌 기업의 채용 메시지 사례
3️⃣ 좋은 채용 메시지를 만들기 위한 5가지 전략
4️⃣ 좋은 메시지가 채용 브랜딩의 시작이자 끝이다
1️⃣ 채용 브랜딩, 결국 '메시지'인 이유
"신입사원 초봉 5,000만 원, 연 2회 성과급 보장, 무제한 연차 제도, 식대 제공, 사내 카페 운영··· 채용공고를 올릴 때마다 이런 복리후생 리스트를 빼곡히 적어 넣고 계신가요? 물론 이것도 중요하지만,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잠깐 멈춰서 생각해 볼까요? 요즘 구직자들은 조건만으로 회사를 선택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비슷비슷한 조건의 회사들 사이에서 구직자들이 진짜 고민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 지원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조건이 아닌 감정적 연결이다
MZ세대 지원자의 눈으로 보겠습니다. 비슷한 조건의 회사 열 곳을 두고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이 기준이 될까요? 연봉 차이는 5% 남짓에 복리후생도 비슷하다면? 이때 그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건 감정적 연결입니다. "이 회사에서 일하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 커리어에 어떤 스토리가 더해질까?" 지원자들은 이 질문의 답을 기업이 던지는 채용 메시지에서 찾습니다.
⚓ 채용 메시지는 지원자 경험의 앵커 역할을 한다
생수를 구매하는 경험을 떠올려볼까요? 비슷비슷한 제품 사이에서 친환경 포장을 사용한 제품, 또는 평소 호감을 가진 브랜드에서 만든 제품에 손이 갔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구직자가 지원을 결심하는 과정도 물건을 사는 과정과 똑같습니다. 지원자들은 비슷비슷한 조건을 어필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진심이 담긴 메시지 하나에 마음이 고정됩니다. 이때, 채용 메시지는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지원자의 마음을 붙잡는 앵커(anchor, 닻) 역할을 합니다. 구직 과정에서 지원자는 무수한 정보의 바다를 흘러가지만, 마음을 사로잡은 메시지 하나가 우리 회사로 정박하게 만드는 닻이 되어주는 것이죠.
가령, 어떤 지원자는 “이 회사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듣는 순간, 다른 복리후생보다 자유로운 이미지를 강하게 기억합니다. 이후 면접에서 같은 뉘앙스를 다시 느낄 때 지원자는 확신을 갖게 되죠. 이처럼, 채용 메시지는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일관된 인식을 유지하게 만드는 기준점입니다. 인지 → 관심 → 행동(지원)으로 이어지는 지원 과정 전체에서 채용 메시지는 반복적으로 작동하며, 결국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집니다.
2️⃣ 글로벌 기업의 채용 메시지 사례
그렇다면, 채용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지원자들에게 어떤 채용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까요?
구글: "Do cool things that matter"
구글은 세상에 의미 있는 멋진 일을 하라라는 의미인 Do cool things that matter를 오랫동안 핵심 EVP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여기서 cool은 단순히 재미있거나 멋있다는 의미를 넘어서, 세상을 변화시킬 만큼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일을 뜻합니다. 동시에 that matter라는 표현은 이 일이 사회와 인류에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구글의 채용 메시지는 단순히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지원자보다,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남기려는 욕망을 가진 인재에게 강하게 어필합니다. 특히 일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엔지니어, 연구자, 창의적 문제 해결형 인재들이 구글에 합류하게 하는 강한 앵커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People over process"
넷플릭스는 절차보다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 메시지, People over process를 통해 자유와 책임 기반의 독특한 조직문화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점차 개인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절차와 규칙을 통해 관리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지만, 넷플릭스는 오히려 뛰어난 사람을 채용하고 그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운영 방식을 고수합니다. 이는 넷플릭스의 유명한 No Rules, Rules 자유와 책임의 조직문화와도 직결되며, 불필요한 규정보다 개인의 판단과 책임을 존중한다는 경영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채용 메시지는 체계적이고 위계가 확실한 환경에서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스스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싶어 하는 자율 지향형 인재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즉, 넷플릭스는 조직 문화 자체를 차별화된 채용 메시지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Neflix Culture Memo↗
허브스팟: "Help you be the best 'you' that you can be"
국내엔 아직 덜 알려져 있지만, 글로벌 마케팅 자동화 시장 1위 기업인 허브스팟(Hubspot)은 당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자신이 되도록 돕는다는 의미의 Help you be the best 'you' that you can be를 핵심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메시지는 허브스팟이 단순히 할 일과 급여를 제공하는 직장이 아니라, 구성원의 성장과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성장 파트너가 되겠다는 굳은 약속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허브스팟은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고, 커리어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원하는 인재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었고, 2020년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1위에 선정되는 등(by Glassdore) 조직문화와 직원 경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기업 |
메시지 |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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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cool things that matter |
기술을 통해 세상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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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over process |
개인의 판단과 책임을 가장 우선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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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 you be the best 'you' that you can be |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성장 파트너가 되겠다 |
구글, 넷플릭스 그리고 허브스팟의 사례는 결국 잘 만든 메시지가 채용 브랜딩의 핵심임을 보여줍니다. 우리 회사만의 강점을 진솔하게 담아낸 메시지가 우리 기업에 잘 맞는 인재를 데려오는 앵커로 작용하고, 그 인재들이 만들어낸 조직문화가 다시 회사의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3️⃣ 좋은 채용 메시지를 만들기 위한 5가지 전략
1. 추상적인 표현을 구체화하기
혁신적인 조직,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 워라밸 같은 추상적인 단어는 이제 너무 흔해져서 지원자들에게 차별성을 주지 못하는 클리셰로 들립니다. 허브스팟이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는 뻔한 표현 대신 '당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자신이 되도록 돕는다'라는 표현을 활용한 것처럼, 우리 회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이 담긴 구체적인 표현을 활용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표현의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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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2주 안에 프로토타입으로 검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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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기회가 많은 → 6개월마다 새로운 프로젝트 리더 기회가 주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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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이 좋은→ 모든 회의는 오후 4시 이전에 마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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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객(지원자)의 언어로 소통하기
경영진 또는 HR팀이 쓰는 기업 내부의 언어와 지원자들이 쓰는 외부의 언어는 명백히 다릅니다. 채용의 고객인 지원자의 언어로 쓴 표현이, 기업의 언어로 쓴 표현보다 더 기억에 오래 남는 효과적인 앵커로 작용합니다.
기업의 언어로 쓴 표현 |
지원자의 언어로 쓴 표현 |
조직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인재 |
내 아이디어가 바로 서비스에 반영되는 |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 |
현지 팀과 함께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기회 |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요구하는 환경 |
답답한 회의 없이 바로바로 실행해볼 수 있는 |
3. 우리 회사가 원하는 인재의 *ICP를 명확히 정의하기
"모두에게 좋은 회사"라는 표현은 결국 아무에게도 와닿지 않습니다. 채용 브랜딩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 회사가 원하는 인재의 이상적인 모습(ICP)부터 명확히 정의해야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채용 메시지를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고객 프로필(Ideal Customer Profile)로, 가장 집중해야 할 고객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마케팅 개념
4. 고객과(지원자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기
지원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좋은 메시지를 만들었다면, 모든 채용 채널에서 일관되게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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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공고의 제목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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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블로그의 채용 관련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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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들이 회사를 소개할 때 사용하는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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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설명회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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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접점에서 같은 톤앤매너로 채용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전달할 때 채용 브랜딩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5. 데이터로 검증하고 개선해 나가기
채용 메시지의 효과는 반드시 데이터로 검증하고 분석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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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공고 클릭률과 지원 전환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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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참여자들의 지원 동기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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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자들의 입사 결정 요인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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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자들의 회사 인상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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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채용 데이터를 통해 효과를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좋은 메시지가 채용 브랜딩의 시작이자 끝이다
결국 채용 브랜딩은 화려한 이미지나 고급스러운 디자인보다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적은 '한 문장'의 힘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제 알게 되셨을 겁니다. 그리고, 그 '한 문장'은 곧 "왜 우리 회사에 지원해야 하는가?"라는 구직자의 질문에 명확하고 매력적으로 답하는 EVP이기도 합니다.
좋은 채용 메시지는 단순히 많은 지원자를 모으는 것을 넘어, 우리 회사에 잘 맞는 인재의 마음을 움직이고,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지원서를 제출하도록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입사 후 만족도도 높아지고, 이직률도 낮아지는 선순환 구조까지도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HR 담당자인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우리 회사를 임팩트 있게 설명하는 한 문장을 정리해 보고,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정리해 보는 작은 시도부터가 매력적인 채용 브랜딩의 시작입니다. 그러고 나서, 정리한 문장이 지원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솔직하고 매력적인지, 경쟁사와는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차분히 점검해 보는 겁니다. 작지만 진정성 있는 HR 담당자의 한 걸음이, 결국 성공적인 채용 브랜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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