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채용의 구원투수 ‘임직원 추천 제도’
채용이란 조직 밖의 누군가를 내부 구성원으로 만드는 과정이고, 전략적 채용이란 조직이 필요로 하는 사람, 우리 조직에 맞는 사람을 잘 뽑기 위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단순한 채용을 넘어 전략적 채용이 필수인 시대죠. 전략적 채용의 시대에는 무엇보다 우리 회사의 상황과 특징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끌어들이고 가려내어 선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략적 채용을 위해 인사담당자들은 공고를 게시하고 지원자를 기다리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채용(다이렉트 소싱), 퇴사자를 다시 데려오는 리턴십, SNS 채용, *밀접한 접촉 후의 채용(Proactive recruiting) 등 채용 채널을 다각화하고, 브랜딩을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채용 수요 전에 인재에게 먼저 접촉하고, 수요 발생 시 빠르게 채용하는 선제적 채용 전략
이번 글에서는 오늘날 활용되는 채용 채널 중 가장 효율적이고 믿을 만한 채널로 인정받고 있는 임직원 추천 제도(Employee Referral Program)에 대해 소개드릴 예정입니다.
📑목차
1️⃣ 임직원 추천 제도가 주목받게 된 배경
2️⃣ 국내·외 임직원 추천 제도 사례
3️⃣ 임직원 추천 제도의 3가지 효과
1️⃣ 임직원 추천 제도가 주목받게 된 배경
사내 추천 제도, 지인 추천 제도로도 불리는 임직원 추천 제도는 우리 회사 임직원이 채용 공고에 맞는 적합한 인재를 찾아 직접 추천하는 제도입니다. 주로 추천인의 인맥 네트워크 내에서 적합한 인재를 찾아 HR에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채용전략 중 하나로 임직원 추천 제도를 활발하게 사용해왔습니다. 실제로 2019년에 Express Employment Professionals가 캐나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효율적인 채용 방법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임직원 추천 제도’가 33%의 지지를 받아 1위로 꼽혔습니다. 2위와 3위로는 ‘채용 전문 회사’와 ‘온라인 채용 게시판’이 꼽혔죠.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임직원 추천 제도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사용되어 온 전략이지만 낙하산이라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9월, 국내 인사담당자 2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현재 실시 중인 채용 제도 중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이라는 질문에 ‘지인 추천’이 45.9%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공개채용이 줄어든 만큼, 수시채용이 보편화되고, 스타트업 문화가 확산되면서 임직원 추천을 통한 입사가 활발해지고 효과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죠.
2️⃣ 국내·외 임직원 추천 제도 사례
🌐좋은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해외의 시도들
과거에는 많은 회사들이 임직원의 추천 동기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고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식을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조금 더 다양한 전략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유망주인 Digital Ocean은 이미 2017년에 임직원의 40%가 임직원 추천 제도를 통해 입사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Digital Ocean은 추천 보너스로 현금 3,500 달러(약 500만 원)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천한 직원의 이름으로 1,500 달러(약 200만 원)을 자선 기부금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직원들이 최고의 지원자만을 추천하도록 동기부여한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여러 회사에서 벤치마킹되어 활용되고 있죠.
창업 9년 만에, 시가총액 50억 달러를 돌파한 디지털 오션
이미지 출처: Digital Ocean Careers
구글도 오래전부터 임직원 추천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해 온 기업 중 하나입니다. 구글은 인채 추천 보너스로 4,000 달러(약 600만 원)의 현금뿐 아니라, 하와이 여행이라는 이색적인 혜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큰 화제가 되었죠.
이처럼 높은 수준의 보너스는 임직원들이 단순히 가까운 지인 네트워크를 넘어서, 진정한 우수 인재 확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유인책이 되곤 합니다. 그러나 고액의 보상만으로는 직원들의 동기를 충분히 자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오랜 시간 동안 고액의 현금 보너스를 제공해 왔지만,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1. 보상에 대한 불만: "내가 추천한 인재로 회사는 수억 원의 이익을 얻었을 텐데, 보상이 너무 적은데?"
2. 불필요한 경쟁 심화: "내가 추천한 인재가 B 과장이 추천한 사람보다 성과가 뛰어난데, 왜 똑같은 추천 보너스를 받는 거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은 단순한 금전 보상 대신 ‘하와이 여행’과 같은 경험 중심의 보상을 새로운 전략으로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추천 활동을 보다 긍정적인 방식으로 촉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이렉트 소싱 채널로 가장 널리 활용되는 링크드인
🏠국내는 어떨까요?
핀테크 기업 핀다는 사내 임직원의 추천을 통해 입사할 경우, 입사자와 추천자 모두에게 5년간 각각 1000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사내 추천 제도 활성화를 위해 내부 직원이 추천한 인재가 서류 지원만 완료해도 스타벅스 2만원 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하죠. 네이버는 2020년 임직원 추천 제도를 도입하였고, 추천 보너스로 200만 원을 지급하면서 20년 입사자 중 약 25%가 추천을 통해 입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플렉스는 추천한 동료가 근속할 때마다 추천인에게 매년 50만 원을 누적하여 리텐션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입사자가 2년 근속 시 100만 원, n년 근속 시 n*50만 원을 매년 지급하는 것이죠.
국내는 개발자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고급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IT 산업을 필두로 임직원 추천 제도가 활발하게 사용되어 오고 있고, 아직까지는 보상의 수준을 바탕으로 인재를 모셔오는 ‘쩐의 전쟁’ 전략이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속적인 증액보다, 조직문화 등 내재적 보상을 바탕으로 임직원 추천 제도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임직원 추천 제도의 3가지 효과
그렇다면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투어 임직원 추천 제도를 강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임직원 추천 제도만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인재 확보 방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임직원 추천 제도는 채용 과정의 퀄리티와 속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여러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죠.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효과적인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채용 비용과 리드타임의 감소
임직원 추천 채용은 별다른 마케팅 비용 없이 임직원의 입을 통해 고급 지원자를 모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실제로 Career Builder 조사 결과, 임직원 추천제도를 사용하는 조직의 82%는 추천제도의 효율성이 높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First Bird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채용 사이트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하는 경우 최종 채용까지 약 55일 소요되지만, 임직원 추천을 활용하는 경우 약 29일로 채용 리드 타임이 절반 가량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2. 높은 리텐션(근속기간)
ICIMS가 조사한 결과 임직원 추천 제도를 통해 입사한 구성원의 평균 근속기간은 38개월이었습니다. 반면, 다른 제도를 통해 입사한 구성원의 평균 근속기간은 21개월로, 임직원 추천 제도를 통해 입사한 구성원이 약 70% 더 길게 근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기업 보다, 인재의 잦은 퇴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소-중견 기업에서 더 큰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3. 높은 조직문화 적합성(컬처핏)
임직원 추천 채용은 일반 채용에 비해, 선발한 인재의 조직문화 적합성이 높게 나타납니다. 사내 직원은 기업의 비전과 조직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나 추천하지 않고, 채용 중인 포지션에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실제로 Yello의 조사 결과, 임직원 추천 제도를 사용하는 조직의 88%가 '임직원 채용으로 모집된 조직문화 적합성 평균 이상으로 좋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이 밖에도, 입사 후 도와줄 사람이 있기 때문에 온보딩과 적응이 빠른 점과 높은 로열티 등 임직원 추천 제도가 주는 강점은 분명합니다. 특히 임직원 추천 제도는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하지 않는 소극적인 후보자(Passive Candidate)까지 공략할 수 있어서, 잠재 지원자 풀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추천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사 담당자들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채용 전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천 보상을 설계하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우리 회사를 지인에게 자신 있게 소개하고 추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아 주세요!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가요? 새로운 채용 전략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구성원들의 로열티와 문화를 점검해 보고 임직원 추천 제도의 활성화를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