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채용을 더 잘할 수 있을까?
: 효율적인 채용을 하려면 혁신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채용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제한된 시간과 인력으로 최고의 성과를 낼 사람을 선발하는 방법은 없을까?’
채용 담당자의 고심은 날로 깊어만 갑니다. 채용을 잘하는 것,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조직의 성장과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는 좋은 인재를 찾는 일이 늘 가장 어렵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하지만, 그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한 것이 채용의 현실이지요.
▶️ 갈수록 커지는 채용의 부담
채용은 원래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요. 채용 브랜딩 시대를 맞이한 요즘, 기업이 먼저 움직여야 지원자의 눈길을 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챗GPT 같은 AI의 등장으로 이른바 '자소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선발 도구의 변별력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도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기회의 공평성, 과정의 투명성, 결과의 공정성 등 사회적 약속을 굳건히 지켜야 하지요. 하나하나 챙기고 따지고 확인해야 할 일들이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조건과 부담을 안고서도 ‘채용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채용 담당자의 고심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 안에서 미래의 고성과를 어떻게 효율적이면서 정확하게 뽑을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오래된 채용 관행부터 다시 살펴야 합니다.
▶️ 스펙이라는 편리한 함정
채용 프로세스 개선을 논할 때 가장 먼저 손대야 할 단계는 ‘서류전형’입니다. 전체 채용 프로세스의 첫 번째 관문이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지원자가 걸러지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서류전형에서 지원자의 95%가 탈락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단계에서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보느냐가 채용 전체의 방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류전형은 여전히 학벌, 학점, 자격증, 어학 점수 같은 소위 ‘스펙’에 의존합니다. 왜 그럴까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소수 정예 채용이 자리 잡으면서, 스펙은 많은 지원자를 짧은 시간 안에 선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채용 시장에 뿌리내렸습니다. 비교하기 편하고, 설명하기 쉬우며, 무엇보다 의사결정권자를 납득시키기도 수월합니다. 불확실한 판단보다 숫자가 주는 안도감과 기관에서 보증하는 신뢰도, 그것이 스펙 중심 채용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이지요.
하지만 이 편리함 뒤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학벌, 학점, 자격증 등 채용에서 흔히 사용하는 스펙 지표와 입사 후 직무 성과 사이의 상관관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우리는 성과와의 관련성이 낮은 기준으로 지원자의 대다수를 걸러내고 있는 셈이며, 이는 고성과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가장 먼저 놓치는 역설을 낳을 수 있습니다.

'좋은 채용'의 두 가지 기준
‘좋은 채용’에는 두 가지 기준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제한된 인력과 시간, 비용 안에서 채용을 운영하는 ‘효율성’이고, 둘째는 실제로 성과를 낼 인재를 정확히 선발하는 ‘효과성’입니다. 스펙 중심의 서류전형은 많은 지원자를 빠르게 걸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준이 직무 성과와 잘 연결되지 않는다면, 효과적인 채용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채용의 형식은 달라졌어도 선발 기준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채용 혁신의 핵심은 효율성과 효과성을 함께 갖춘 선발 방식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첫 단계부터 역량 중심 채용으로
채용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함께 높이려면 출발점인 서류전형부터 기준이 달라져야 합니다. 채용은 앞 단계의 판단이 뒤 단계를 결정하는 순차적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지원자는 이후 전형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합니다. 특히 서류전형이 전체 지원자의 95%를 걸러내는 핵심 관문이라면, 그 기준은 실제 성과 가능성을 가려내는 데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첫 단계의 기준이 성과 예측과 맞지 않으면, 고성과 가능성이 있는 인재는 초기에 탈락하고 성과와 거리가 먼 지원자가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채용의 정확도는 떨어지고, 면접과 평가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도 적합하지 않은 후보군에게 쓰이게 됩니다. 결국 서류전형의 기준이 잘못되면 채용은 효과적일 수도, 효율적일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서류전형은 여전히 학벌, 학점, 자격증, 어학 점수처럼 지원자의 과거 기록을 중심으로 평가합니다. 물론 이런 정보는 노력의 흔적이나 준비 과정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 사람이 앞으로 실제 업무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를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AI가 다듬어준 자기소개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잘 정리된 이력과 잘 표현된 문장은 확인할 수 있어도, 실제로 일을 풀어가는 힘까지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지금의 서류전형은 성과를 만들어낼 가능성보다 잘 갖춰진 기록과 표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서류전형 단계에서부터 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 역량입니다. 일의 성과는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를 판단하며, 방향을 세우고, 다른 사람과 협업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갈립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드는 기준이 역량입니다. 스펙이 과거의 이력과 성취를 보여준다면, 역량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합니다.
채용이 결국 미래의 고성과를 선발하는 일이라면, 가장 먼저 지원자를 걸러내는 서류전형부터 역량을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채용 혁신은 마지막 면접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첫 번째 관문인 서류전형의 기준을 역량 중심으로 바꾸는 데서 시작됩니다.
다만 역량은 눈으로 직접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무의식적 반응 안에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면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AI역량검사'처럼 실제 업무 상황과 유사한 과제를 통해 지원자의 반응 패턴, 판단 방식, 학습 속도 등 무의식적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성과 가능성을 예측하는 도구는, 사람의 눈으로는 닿지 않는 지원자의 본질적 역량을 데이터로 가시화합니다.

서류 전형에서의 역량 중심 채용 도입 효과
서류전형 단계부터 역량 중심 채용을 도입하면 채용의 두 기준이 동시에 달라집니다. 효율 측면에서는 스펙 기반 서류 심사에 들이던 시간과 인력을 줄이고, 데이터 기반의 빠르고 일관된 1차 선발이 가능해집니다. 의사결정권자와 실무진 사이에 '왜 이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생기더라도 역량이라는 근거로 납득이 가능하지요.
효과 측면에서는 더욱 근본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스펙 기준으로 걸러지던 서류전형에서 실제 고성과 가능성이 높은 인재가 탈락하는 모순이 사라지고, 채용의 첫 문에서부터 제대로 된 사람을 통과시킬 수 있게 됩니다.
▶️ 채용을 바꾸는 것이 곧 조직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역량 중심 채용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혁신을 시도한다 하더라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관성은 발생할 것입니다. 익숙한 방식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고, 조직 내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가 변화를 가로막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알면서도 바꾸지 못하는 채용은 결국 조직에게 가장 비싼 비용을 치르게 합니다. 성과와 무관한 기준으로 사람을 뽑고, 그 사람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지요.
피터 드러커는 '옳은 일을 올바르게(do the right things right)'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채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빠르고 저렴한 채용이라도 성과와 무관한 사람을 뽑았다면 효과적인 채용이 아닙니다. 반대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실제로 성과를 낼 사람을 정확하게 찾아냈다면 그것이 진정한 채용 혁신입니다.
더불어 채용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엄중한 일이기도 합니다. 효율만을 앞세우다 발생한 채용 오류는 개인에게 공정성의 문제로, 조직에는 채용 과정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성과와 상관없는 선발 기준을 중심으로 채용을 빠르게 진행하려다 오히려 공정성과 신뢰라는 더 큰 것을 잃게 할 수 있지요.
역량 중심 채용은 효율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 안에서 불필요한 과정을 줄이고 선발의 속도를 높이는 것, 그리고 스펙이라는 외형이 아니라 역량이라는 본질을 기준으로 실제 성과를 낼 사람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
채용은 모든 인사의 시작이고,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이끄는 열쇠입니다. 방법을 바꾸면 결과가 바뀌고, 채용이 바뀌면 조직이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