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채용을 위해 알아두면 좋은 대한민국 채용 트렌드
"저희 회사 어떠세요? 연봉 협상 가능해요!" 요즘 카톡으로 날아오는 이런 메시지들, 받아 보셨나요...?
"제게 기회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며 기업에 문을 두드리던 취준생과 기업의 역학 관계가 요즘은 인사담당자가 링크드인에서, 심지어 *Github까지 들어가서 "이 코드 누가 썼지?" 하며 인재를 먼저 찾아 나섭니다. 즉, 기업이 먼저 인재에게 다가가는 관계로 역전된 것이죠.
*개발자가 코드 작업을 저장하고 공유하는, 개발 협업 플랫폼.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
이번 시리즈에서는 1990년대의 신입사원 공개 채용부터, 오늘날 생성형 AI를 활용한 인재 매칭까지, 대한민국 채용 트렌드의 변화를 한눈에 정리하고, 효과적인 MZ 세대 채용을 위해 꼭 알아야 할 핵심 인사이트와 실전 전략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신업 공채 #스펙 #채용플랫폼의 등장과 온라인화 #스타트업과 수시채용 #다이렉트 소싱 #초 개인화된 인재 매칭
약한 지원자는 살아남을 수 없는.. 2000년대 면접장.img
출처: KLAB 유튜브 채널
📑목차(소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내용으로 이동합니다)
1️⃣ 1990년대 초·중반: 신입사원 공개채용
2️⃣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이후, 스펙의 부상
3️⃣ 2000년대 초반: 채용플랫폼의 등장과 온라인 채용
1️⃣ 1990년대 초·중반: 신입사원 공개채용
⏰ 1년에 딱 2번, 기다리는 채용
1990년대 대한민국 채용 트렌드는 대기업 중심의 신입사원 공개채용이었습니다.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공채 시즌'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일종의 의례와도 같았죠. 기업은 신문에 대규모 광고를 내거나 대학 게시판에 채용 공고를 붙이는 방식으로 지원자를 모집했습니다.
1990년대의 채용은 본질적으로 기다리는 채용이었습니다. 1년에 2번 채용 공고를 내고 지원자가 몰려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이었죠.
"면접시 간단한 한자테스트가 있습니다"
90년대 재계 1위 현대 그룹의 1995년 채용공고, 출처: 이투데이
📋 서류-필기-면접 1-면접 2, 정형화된 채용 프로세스
우리에게 익숙한 '서류 전형–필기 시험–실무 면접-최종 면접'의 정형화된 채용 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것도 1990년대부터입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재 선발 기준이 표준화되면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흐름 속에 이와 같은 프로세스가 정착된 것이죠. 이후 많은 기업들이 이를 일종의 모범 답안처럼 따르게 되면서 점점 확산되었습니다.
1990년대 신입사원 공개채용 방식은 기업이 일방적으로 인재를 선별하는 구조였습니다. 지원자들은 기업이 제시하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으며, 기업은 많은 지원자 중에서 원하는 인재를 골라내는 위치에 있었죠. 대기업 중심의 '기다리는 채용'은 수시 채용이 주류가 된 2010년대 중반까지 대한민국 채용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2️⃣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이후, 스펙의 부상
1990년대 후반부터 학벌, 학점, 공인어학성적, 자격증, 인턴 경험···등 흔히 '스펙'이라 불리는 요소가 부상했고, 이내 청년들의 스펙 쌓기 경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 스펙이 중요해진 배경
채용 시장에서 스펙이 중요하게 여겨지게 된 건 1997년 IMF 외환위기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당시 경제 위기로 많은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채용 방식에도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죠. 예전처럼 신입 사원을 대규모로 뽑던 시대는 끝나고, 소수의 우수한 인재만을 엄선해서 채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문제는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우수한 인재'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하는 점이었죠.
이때 기업에서 주목한 것이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쉬운 지표, 바로 스펙이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학벌, 학점, 토익 점수, 자격증 같은 것들 말이죠. 스펙을 통해 지원자를 정량적으로 명확하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지원자를 효율적으로 선별하는 데엔 최적의 선발도구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는 기업들의 현실적인 필요까지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스펙 중심의 채용 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IMF 외환위기 이후 고용 형태의 변화와 대응 방안」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 이후 30대 대기업, 공기업, 금융업 등 소위 '괜찮은 일자리'의 숫자는 1997년 154만 개에서 2004년 131만 개로, 23만 개 이상 감소되었습니다. 그만큼 사회 전반에 큰 여파를 가져온 사건이었던 것이죠.
📉 스펙 중심 채용의 결과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의해 선택된 스펙 중심 채용은 취준생과 기업, 그리고 사회 전체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재단법인 교육의 봄이 2024년 5월에 취준생과 재직자, 그리고 인사담당자 600 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스펙 중심의 채용 문화는 우리 사회에 여러가지 악영향을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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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경제 활동 참여와 자립 지연
청년 한 명이 스펙 쌓기를 위해 쓰는 비용은 월평균 44만 5천 원, 준비 기간은 2.5년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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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자원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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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경제 활동 참여가 늦어지면, 사회적으로는 생산 가능 인구의 낭비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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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사교육 및 자격증 시장 형성
한국교육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취업 관련 사교육 시장 규모는 약 3조 원에 육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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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피로도'로 인한 청년 우울감 및 자존감 저하
대학내일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청년 중 "스펙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진다"라고 응답한 청년이 62.3%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이는 *사회자본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들 간의 신뢰, 규범, 네트워크 같은 보이지 않는 자산으로, 협력과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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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자격증 취득비, 학원/강의비, 공간대여 비용
데이터 출처: 재단법인 교육의 봄 설문조사
정리해 보겠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채용 시장은 대규모 선발에서 소수 정예 중심으로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학벌, 학점, 어학점수, 자격증 같은 스펙이 객관적인 선발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스펙은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선발 도구로 여겨졌지만, 청년들에게는 비용과 시간이 드는 과열 경쟁의 출발점이 되었죠.
그 결과, 청년들의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경제 활동 참여가 지연되었으며, 취업 관련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면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스펙 피로감은 청년들의 자존감 저하와 사회자본의 약화로 이어졌습니다.
스펙 중심 채용 문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이제는 정량적 지표에 의존하기보다, 직무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역량 중심 채용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3️⃣ 2000년대 초반: 채용플랫폼의 등장과 온라인 채용
🖥️ 인터넷의 확산과 채용 환경의 변화
닷컴 버블, 벤처 열풍이 한창이던 1990년대 후반, 기억하시나요? 비록 2000년을 전후로 버블은 붕괴했지만, 그 여파로 인터넷 인프라와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개인의 접근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졌습니다.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1999년 22.4%였던 인터넷 이용률은 다음 해인 2000년에는 두 배 증가한 44.7%, 2005년에는 72.8%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사람들의 정보 접근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되었고, 이는 채용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구직자들은 더 이상 신문이나 게시판에서 공고를 찾지 않고,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공고를 검색하고, 즉시 지원하는 구조로 바뀌게 된 것이죠. 특히, 잡코리아(1996), 인크루트(1998), 사람인(2000) 등 초기 온라인 채용 플랫폼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였습니다. 또한, 이메일의 보급과 함께 지원서를 첨부파일로 주고받는 형태의 온라인 지원이 확산되기도 했죠.
밀레니엄과 함께 찾아온 인터넷은, 유례없는 빠른 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2008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 채용 홈페이지 구축과 ATS 도입
2000년대 중반 이후, 채용 브랜딩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자체 채용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흐름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이는 온라인 채용 플랫폼을 통한 공고 게재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직무에 대한 상세 정보 제공, 지원자와의 직접 소통, 인재풀 관리 등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특히,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 철학, 인재상, 기업문화, 선배 인터뷰, 복지 소개 등 고유 콘텐츠를 전달하며, 구직자와의 첫 접점이자 차별화된 채용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공고 게시를 넘어 채용 브랜딩을 확장하고, 외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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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과정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지원자 수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기업은 더 많은 지원서를 빠르게 검토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채용 관리 시스템(ATS, Applicant Tracking System)을 도입하거나 외부 플랫폼과 연동하여 채용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ATS를 통해 인사담당자는 지원서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전형 단계별 지원자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며, 합격률과 진행 현황 등 주요 지표를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대규모 지원자 데이터를 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채용 운영의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었습니다.
지원서 시각화를 강점으로 마이다스가 출시한 국내 최초의 ATS, inSIGHT
또한 디자이너, 개발자, 외국계 취업 등 직무·산업별 특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채용 시장은 점차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채널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후반까지도 대한민국 채용 트렌드는 여전히 공고를 내고 지원자를 기다리는 기업 중심적인 기다리는 채용에 머물러 있었으며, 디지털화의 초점 역시 채용 방식의 근본적 혁신보다는 운영의 자동화와 효율성 개선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결국, 채용의 '형태'는 바뀌었지만, '방식'은 여전히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셈인 것이죠.
(대한민국 채용 트렌드 톺아보기 2편으로 이어집니다)
📝참고한 자료
[옛날광고로 보는 경제] 90년대 빅3 대기업 취업하려면 "삼일 밤 새고, 노래 서른 곡 해야!", 이투데이
1990년대 스토리·2000년대 스펙...시대 읽어야 '자소서 프리패스', 한경
늘어만 가는 스펙 부담, 늦어지는 청년들의 사회 진출, 포항공대신문
[취업의 역사 ①1980년대] 그물을 던져, 보통형 인재를 낚다!, 뉴스앤잡
【★분석 보도】 10개 스펙들에 대한 취업 인식 미스매칭 심각, 재단법인 교육의봄
IMF 외환위기 이후 고용 형태의 변화와 대응 방안, 현대경제연구원
2008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요약보고서, NIA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