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긱 이코노미가 쏘아올린 작지 않은 공

에세이

긱 이코노미가 쏘아올린 작지 않은 공

2024.08.14

긱 이코노미가 쏘아올린 작지 않은 공, 보상제도의 변화

 

시대가 바뀌며 직업에 대한 인식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모두가 꿈꾸던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고, 인기 직업군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거부터 오랜 기간 인기 있던 직업 중에,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라지거나 또는 사람들의 선호도가 감소한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AI자동화 기술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많은 산업군에서 인간의 신체적/인지적 능력을 보완한 신기술 도입 사례가 적잖게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원 효율화가 가능해지면서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뿐만 아니라 필수 인력이 요구되는 업무의 범위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연구에 따르면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까지 향후 AI에 의해 대체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이 불러온 직업관의 변화는 팬데믹 이후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에 출생한 Z세대가 경제활동 인구로 부상함에 따라, 사람들이 일하는 이유 자체가 바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과거에는 일하는 유일한 이유라 할 수 있었던 생계유지 수단 뿐만 아니라, 자아실현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각자의 시간을 활용하는 데 있어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게 된 흐름에 따라, 직장에 고용되지 않고,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하는 프리랜서 형태의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대두된 것은 전혀 이상해할 것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MZ_2

 

(Z세대가 생각하는 '일의 의미'란 경제활동 수단 보단, 자아 실현과 성장에 더 가까웠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긱 이코노미가 온다

 

'임시로 하는 일'을 뜻하는 영어 단어 Gig에서 비롯된 긱 이코노미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단기 계약이나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경제 활동을 의미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고용 관계와는 달리, 노동자가 특정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최근 우리나에서도 배민 커넥트와 같은 배달 플랫폼이나, 크몽과 같은 프리랜서 소싱 플랫폼 등을 통해 점차 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는 플랫폼을 통해 근로자가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원하는 일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노동환경과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특히 고용 안정성이나 정규 근무시간, 고정 급여 등과 상관없이 단기 계약으로만 이루어진다는 점, 그 외에도 경업이나 겸업 금지와 상관없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여러 프로젝트에 동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노동환경과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관리하고, 조직의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 긱 이코노미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크몽, 전속 모델로 방송인 박명수 발탁 < 산업일반 < 산업 < 기사본문 - 핀포인트뉴스

 

(배민 커넥트와 함께 긱 이코노미를 대표하는 프리랜서 소싱 플랫폼 크몽)

 

 

긱 이코노미가 쏘아 올린 작지 않은 공, 보상제도의 변화

 

긱 이코노미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전통적인 업무 환경과 보상에 대한 관념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산업 환경에서의 보상 체계와 긱 근로자들을 위한 보상 체계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라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보상 체계는 고정된 월급이나 연봉 형태로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설계되는 것이 보통이었고, 또한 해당 인력이 기업과 조직에 소속되어 일하는 사람인 만큼 기업 차원의 성장률 또는 소속된 조직의 성과와 긴밀하게 연결된 금전적/비금전적 보상이 함께 제공되는 형태로 설계되고 운영되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밖에도, 4대 보험이나 연금, 휴가다양한 복지제도들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전통적인 보상 체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긱 근로자를 위한 보상 체계의 경우 기본적으로 비금전적인 보상이 보상으로서의 역할을 100%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는 프리랜서라는 특성상 고용 안정성이 낮고, 일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직과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모든 복지제도는 보상으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기 때문에, 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오히려 비용만 발생시킬 뿐인 것입니다.

 

그러나 보상 제도가 비단 생산성 향상 목적뿐만 아니라 동기부여리텐션, 사회적 안정성 확보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다면, 전통적 보상 체계와 긱 근로자를 위한 보상 체계는 결국 점차 역할이 융화되어 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긱 이코노미가 확산된 이후, 정규직 근로자와의 분명한 포지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어 설명할 내용처럼 기업 내의 보상 제도에 중요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HR 트렌드 TOP7

 

 

긱 이코노미가 보상제도에 가져온 3가지 변화

 

1. 확실한 성과 기반의 보상 프레임

 

긱 근로자의 경우 계약 기간과 별개로 절대적인 작업량과 성과의 수준 따라 보상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수입이 변동적이고 불규칙한 데다 비금전적인 보상이 추가 제공되지 않으므로, 전통적 보상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금전적 보상이 제공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긱 근로자 비율이 높거나 성과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갖는 기업의 경우, 전반적인 성과 기반의 보상제도 운영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긱 근로자뿐만 아니라 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보상제도 프레임 자체를 변경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실제 산출물이나 생산성에 따라 보상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어 효율적인 보상 체계를 운영할 수 있게 되고, 결국 근무시간과 노동의 강도 등 리소스적인 측면은 배제한, 온전히 성과 중심으로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보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는 개발 버전 단위로, 우버와 같은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의 운전자는 제공한 운행 횟수에 따라 보상을 받는 형태인 것입니다. 또한, 프로젝트 베이스의 보상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회사 밖의 긱 근로자에게 적용되던 보상 체계가 내부 직원들에게까지 확장 적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2. 보상모델의 통합

 

성과 기반의 프레임을 차용하는 것뿐 아니라, 최근 들어 기업들은 숙련된 긱 근로자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정렬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 인센티브와 보너스를 보상 모델에 통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예정보다 빨리 완료했을 때 지급하는 보너스, 성과 기반의 보상, 또는 고객 만족도에 따른 보너스 등을 보상모델에 통합하여 총 보상(Total Reward)형태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내 근로자 및 긱 근로자 모두가 높은 수준의 성과를 발휘하도록 동기 부여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신이 기여한 만큼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3. 리스크와 보상의 균형

 

긱 근로자들은 투입한 리소스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 창출한 성과에 따른 보상을 받기 때문에 일관된 수입이 없을 수 있고, 연차나 퇴직금과 같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에 재정적 리스크에 직면할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일부 기업과 정부는 긱 이코노미의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한 추가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기업에선, 긱 근로자라고 할지라도 혼합된 복리후생을 제공하거나 고정급여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보상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긱 이코노미가 보다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보상 제도를 만들기 위하여

 

급변하는 시대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긱 이코노미가 가진 고용 유연성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여러 면에서 매우 유용한 카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은 경직된 노동환경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긱 이코노미를 달성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혼합된 형태의 보상 프레임이나 긱 근로 형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여집니다. 그렇다 보니 긱 이코노미를 힘들 때만 쓰고 마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보상제도로써 내부 근로자와 긱 근로자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고민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것 역시 너무나 당연한 수순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당연하게도 기업은 내부 직원과 긱 근로자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유연성과 안정성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보상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노동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필수적인 전략이 될 것입니다.

  • 자세히 보기
    아티클

    벤치마킹해야 할 신입사원 웰컴키트 사례 4가지(2025)

    신입사원 웰컴키트. 어떤 걸 주느냐보다 어떻게 주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구글, 토스, 배민, 카카오의 사례를 통해 웰컴키트의 최근 트렌드와 발전 방향을 살펴 보세요!

  • 자세히 보기
    솔루션

    수치와 데이터로 보는 선발도구 선정기준

    그래서 이게 얼마나 정확한 거에요?🤔 컨설팅 현장이나 세미나에서 역량검사를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HR은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주관을 배제하고 수치와 데이터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채용에서 활용하는 선발도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객관적이고 정확한 도구인지 감이 아닌 수치로 비교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선발도구를 선정하는 4가지 기준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 중 가장 중요한 정확도를 수치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 자세히 보기
    아티클

    현직 인사 담당자가 알려주는 생성형 AI 200% 활용 방법

    인사담당자가 활용하기 좋은 5가지 생성형 AI 추천합니다. 채용부터 인사 평가까지 HR 업무에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노하우를 알려 드립니다.

📫 에이치닷 뉴스레터

매주 목요일, HR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보내 드려요!

구독 신청

일 잘하는
HR 담당자를 위한
압도적 솔루션,
에이치닷.

에이치닷 만나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