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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er 멘탈 케어 : 인사담당자로 계속 전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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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er 멘탈 케어 : 인사담당자로 계속 전진하는 방법

2022.10.07

HRer 멘탈 케어: 인사 담당자로 계속 전진하는 방법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캡처 일부

 

하반기 공채 시즌이 한창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퇴사자 면담하느라 정신없으시죠?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사 담당자의 글을 보니 퇴사자들을 면담하고 난 후엔 마음이 복잡하다고 그러더라고요. 내가 회사의 이런 문제도 모르고 있었구나, 한편 나는 이 회사를 계속 다녀도 되는 건가, 하는 마음에서요. 그저 글쓴이의 심경인 줄만 알았는데, 그 아래 같은 고민을 하는 인사 담당자분들의 댓글이 쭉 이어졌어요.

그 수많은 고민을 보면서 인사 담당자로 일하는 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회사와 직원들의 사이에 서서 조직이 원활히 굴러가도록 정리하고 중재하는 일은 나의 업무 역량을 키우기보다 마음의 정도를 지키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 할 테니까요. 그래서 오늘의 글을 준비했습니다. HRer로 사는 이들을 위한 멘탈 케어!

 

 

STEP 1. 처음 가진 마음 떠올리기

 

처음 HRer가 되기로 마음먹은 날을 떠올려보세요. 그날의 기분, 마음은 어땠나요? 어떤 사건과 사람이 여러분의 꿈에 영향을 줬어요? 흔히들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을 해요. 초심이 왜 중요할까 생각해 보니, 처음이야말로 순전히 나의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누군가의 방해도 없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지지 않은. 그야말로 원하는 나의 마음과 기대만 존재하죠. 첫 순간만큼 순수한 때가 있을까요? 지금에 와서 그때를 떠올리면 씁쓸하기도 하고, 기분 좋게 설레기도 합니다.

 

 

서브웨이 광고에도 영감을 준 바다 위의 시인, 문어 어부의 다큐 영상은 많이들 보셨을 거예요. 다큐 3일의 VJ가 한 어부에게 질문을 던져요. “선장님의 어릴 적 꿈은 뭐였어요?” 그러자 어부가 대답하죠. “왜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십니까. 나는요, 국문학과를 가고 싶었어요.” 그러곤 이형기 시인의 〈낙화〉를 암송합니다. 물결이 일렁이는 푸른 바다, 붉게 물든 하늘에 울려퍼지는 어부의 시. 많은 사람이 그의 모습에 삶 자체가 낭만이며 시라는 칭송을 보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분이 구사하는 말이 예사롭지 않아요. 문어를 잡기 전에 오래도록 잠잠한 바다를 보고 “오랜 기다림일수록 만남의 기쁨을 더한다지만 아직 너무 조용한데요”라고 하는 둥, 문어를 낚고는 “너희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가는 거야”라고 하는 둥 일상에도 문학이 담겨 있어요. 이분이 실제로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국어국문학과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낭만을 품고 사는 삶을 원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봤어요. 그렇다면 이 어부의 꿈은 사실 자기도 모르게 실현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고요.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고 합니다. 여러분의 꿈도 인사 담당자가 아니라 무언가를 하기 위해 인사 담당자가 되고 싶었을 거예요. 만약 지금 있는 회사에서 그 꿈을 이룰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떤 곳에서 어떤 방법으로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이직이나 퇴사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지금 주어진 환경에서도 여러분이 원하는 바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겁니다. 아주 작게라도요. 그렇게 하나씩 내가 원하던 행동을 시작하면, 어느새 그리던 모습에 도달해 있을 거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STEP 2. 바꿀 수 없는 것 인정하기

 

아마도 떼돈 벌어보겠다고 인사팀 혹은 피플팀에 들어온 분은 거의 없을 거예요. 어떤 식으로든 일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이 일을 시작했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회사에 들어와 HRer로 일하며 보니 그리던 이상과 다른 경우를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죠? 회사도 내 마음을 몰라주고, 함께하는 동료들은 나를 회사 편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고. 분명 나도 조직의 구성원인데,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느낌이 들며 정체성에 의심이 들곤 하죠. 여러분에게 책 한 권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재일 교포 2세인 강상중 교수의 책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입니다.

 

강상중 교수는 재일 한국인 2세로는 최초로 도쿄대학 정교수가 된 사람이에요. 그의 삶에는 한국인으로서 겪은 차별과 좌절이 난무하지만, 지난 역경과 고난을 버티고 성찰하며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죠. 여러분은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강 교수는 일이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자 ‘나다움’의 표현이라고 정의해요. 많은 사람이 실직과 취업의 어려움에 큰 상실을 느끼는 이유도 사회로부터 거절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일 거예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사회에 입장한 후예요. 어떻게든 나의 자리가 마련이 됐는데, ‘나다움’을 표현하기 어려워지는 것이죠. 때로는 효율을 위해, 성과를 위해 나다움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 강 교수는 에너지의 전부를 쏟아붓는 ‘자아실현의 함정을 조심하라’고 일러요. 자아실현. 여러분은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아니, ‘나’의 정의에 대해 얼마나 확신하시나요? 자세히 뜯어보면, ‘나’보다 ‘내가 바라는 나’를 더 갈망하고 있진 않나요? 강 교수는 ‘자연스러움’을 제안합니다. 무리하지 않고, 잘난 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식하는 것. 현재의 나를 인정하고 납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죠.

 

“무리하게 자신을 크게 보이려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스스로를 값싸게 여겨서도 안 됩니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한 인간으로서 나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 바로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이는 인간이 그렇게 되고 싶어하는 ‘본래성’이라 해도 좋겠습니다. 영어의 ‘authentic(진짜의)’이 그 뜻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일과 연관 지어 말하자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구애받지 않고 나에게 일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여 내면에서 솟아나는 동기와 사명감이 이끄는 일과 마주하는 것이지요.”

_≪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58p

 

 

책에서 저자는 지난날 자연스럽지 못한 삶을 살며 힘들었다고 해요. 재일 한국인으로 살며 자신이 바꾸지 못하는 환경에 좌절했다고요. 그래서 무언가 되려고 늘 무리를 했대요. 그러다가 그가 자신의 바꿀 수 없는 모습을 인정하게 된 건, 작은 아버지의 초대로 한국에 처음 찾았을 때래요.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피를 나눈 친척들에게서 느낀 인정에 마음을 열었다고요. 그 뒤로 자신의 일본 이름 ‘나가노 데쓰오’를 버리고 강상중으로 살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 두 가지로 지금의 ‘나’와 ‘일’을 구분해 보면, 겪고 있는 모호함이 상당 부분 명료해질 거예요.

 

 

STEP 3. 작은 행동의 파급력 믿기

 

앞서 작은 행동을 실천해 보라고 제안했는데요. 작은 행동의 힘이 크다는 건 변하지 않는 진리예요.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들을 떠올려 봐도 누군가의 사소한 배려나 격려가 있잖아요. 나도 모르게 가진 게으른 습관은 대수롭지 않게 미룬 숙제에서 출발했고요.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에서도 이러한 삶의 진리를 볼 수 있어요.

 

▲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스틸 컷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해요. 한 아이가 중학교 사회 시간에 낸 아이디어가 사회를 아름답게 바꾸어가는 내용이에요. 세상을 바꾸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이었어요. 주인공인 트레버는 ‘도움주기 (Pay it forward)’ 캠페인을 발표합니다. 원리는 간단해요.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습니다. 보통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거나 돈을 받으면, 그 상대에게 은혜를 갚지만 트레버가 말한 방법은 달라요. 은혜를 받은 사람은 모르는 사람 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거예요. 그렇게 도움주기가 계속되면 세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하죠. 영화 내내 트레버가 말한 크고 작은 도움주기가 이어지고, 중간중간에 사람들의 의심과 갈등도 발생합니다. 결말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말하지 않을게요. 다만, 예상이 되는 부분은 있죠? 트레버가 말했던 대로 아름다운 세상이 됐을 거라는 점 말이에요.

 

영화에서 말하는 도움주기를 조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해결할 수 없는 조직의 문제로 퇴사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도움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분명히 말해줘야 해요. “저한테 고마우면 다른 팀원 3명에게 도움을 주세요!” 하고요. 한편으론 스스로에게 적용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당장 나의 못마땅한 역량을 끌어올릴 순 없어도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죠. 오늘 내가 느낀 좌절감을 기록해둔다든지,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의 인터뷰를 찾아본다든지. 별것 아닌 듯해도 실질적인 행동이 효과가 있을 거예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을 가치 있게 여기길 바라요. 나아지지 않고 멈춘 것 같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이 있는 덕분에 조직이 살아 있으니까요. 이 진실을 아무도 몰라줘도 여러분 스스로는 알아주세요. 마지막으로 최근 송길영 바이브 컴퍼니 부사장의 인터뷰 중 와닿았던 한 마디로 글을 마무리할게요.

 

“화려하고, 쉽고, 멋진 일은 뭐가 있죠? 없어요. 그 어떤 것도.”

오늘도 조금 더 나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분투한 여러분은 진짜 HR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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