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퇴사 문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조직문화와 채용 기준을 바꿔라
심혈을 기울여 뽑은 인재가 입사 1년도 안 돼 조기 퇴사한다? 채용담당자로서는 생각만 해도 끔찍할 겁니다. 구인 공고부터 현업 배치까지 모든 과정에 들인 시간과 비용을 떠올리면 그 참담함과 스트레스는 이루 다 말할 수 없겠지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똑같은 일을 반복해야 합니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뽑는다 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늘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입사 후 얼마간은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신입의 경우 1년, 경력의 경우 3개월 정도 걸립니다. 이 적응 기간에는 성과 기여도가 미미합니다. 그렇기에 그 시간은 짧을수록 좋겠지요. 적응 기간이 지나고 성과의 양이 점차 늘어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조직 안착 모델입니다.
하지만 요즘,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입사 후 얼마 안 돼 ‘조용히’ 퇴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조기 퇴사자가 발생하면 어렵게 채용에 들인 열정과 애정이 모두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조기 퇴사가 빈번해지면 채용과 육성의 매몰 비용이 커집니다. 조직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소위 ‘역기능적(dysfunctional) 이직’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채용담당자는 조기 퇴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치열한 과정을 거쳐 우수한 인재를 뽑았으니 곧 멋진 성과를 내주기만 기다리면 될까요? 우리와 ‘핏(직무 적합도)’이 잘 맞는 인재만 뽑았으니 별다른 문제나 갈등 없이 모두가 잘 지낼까요? 아쉽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이 같은 조기 퇴사를 줄이려면 두 방향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하나는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채용의 기준을 바꾸는 것입니다.
▶️ 신뢰의 문화를 만들어라: 상호작용의 결과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퇴사하거나 시들어가는 구성원이 있다면, 구성원을 탓하기 전에 과연 조직이 좋은 토양을 제공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합니다. 조기 퇴사는 개인의 결심이기 전에 조직 내 상호작용의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기업은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 있는 ‘복잡계’입니다. 복잡계에서는 수많은 변수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다양한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사람 사이를 비롯해 내부 조직과 시장 환경의 상호작용이 매우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현장이 기업 조직이지요. 구성원은 그 과정에서 성장합니다. 조직 내외부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가에 따라 역량 발현 수준이 달라지지요.
신뢰, 기회, 위임의 환경이 제공되어 자주성, 자발성, 자율성이 활성화되면 이로부터 역량이 최대한 발현되면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지요. 반면에 제아무리 뛰어난 인재라 해도 상호작용이 긍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의욕이 떨어지게 됩니다. 부정성과 소극성이 커지면서 근태 소홀 등 퇴사를 예고하는 시그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 신뢰의 문화를 만들어라: 믿을 수 있는 리더
여기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일본 최고의 경영자로 꼽히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나눈 인재 유형 중엔 불에 가까이 가면 타는 ‘가연성(可燃性)’ 인재가 있습니다. 동기가 부여되면 언제든 열정을 일으킬 수 있는 장작형 인간을 말합니다.
이들은 어떤 리더를 만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구성원은 리더를 신뢰하는 만큼 자신의 역량을 발현하고, 그러면서 리더를 닮아갑니다. 즉 구성원의 성과와 성장에 중요한 환경 조건 중 하나가 바로 ‘리더’인 것이지요.
리더와의 상호작용이 부정적이고 상호 신뢰가 부족하면 구성원의 이탈을 막기가 어렵습니다. 리더는 구성원에게 일의 가치를 제공하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역량 발현을 위한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조직이든 리더든 구성원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려면 먼저 ‘신뢰’를 형성해야 합니다. 신뢰는 개인과 조직의 성장이 싹 트는 토양이며, 조직문화의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제도나 정책이 문화를 바꿀 수 없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하지만 구성원의 신뢰를 형성하는 것은 제도나 정책이 아니라 문화입니다.
긍정적 상호작용이 넘치는 신뢰의 문화가 뒷받침될 때 구성원은 이탈하지 않고 자주성, 자발성, 자율성을 가지고 역량을 발현하며 성과에 기여할 것입니다. 조직이나 리더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 수준은 성과의 양과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역량 중심으로 채용하라: 미스매칭
조기 퇴사 이유 중 주목해야 할 또 한 가지는 ‘미스매칭(mismatching)’입니다. 미스매칭은 사람과 직무 또는 역할의 매칭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조기 퇴사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는 다양한 직무의 집합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직무를 담당하고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조직에서 일어나는 무척 중요한 상호작용인 것이지요. 매칭도가 높으면 입사자의 취업과 업무 만족도는 최고조에 이릅니다. 기대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으니 조직 충성도는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매칭도가 낮으면 업무 몰입도는 낮아지고, 당연히 성과 달성도 어려워집니다. 성공 경험이 부족하니 조기 퇴사를 마음먹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그동안 기업은 급여를 지급하고, 결국 조기 퇴사자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다시 채용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조기 퇴사는 기업뿐만 아니라 입사자의 손실도 큽니다. 아무리 가고 싶었던 기업에 취업한들 그곳에 안착하지 못하면 시간 낭비일 뿐이지요.
▶️ 역량 중심으로 채용하라: 채용의 기준은 역량
미스매칭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은 ‘무엇을 기준으로 선발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학벌이나 스펙이 절대적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역량을 기준으로 채용해야 합니다.
역량은 모든 직무와 상황에 적용 가능한 변하지 않는 속성입니다. 즉, 역량을 중심으로 채용하면 어떤 직무를 맡기더라도 잘 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칭에 대한 고민이 생길 일조차 없어지는 것이지요. ‘특정 직무를 잘할 사람’이기보다는 ‘모든 직무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면 문제는 해결됩니다.
역량이 부족한 사람을 육성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설령 좋은 토양에서 좋은 리더를 만난다 해도 성장이 지속되지 못합니다. 경력이라 해도 성과를 잘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요. 반면에 역량 수준이 높으면 신입이라 해도 직무에 맞는 성과를 잘 내는 인재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스펙은 훌륭하지만 일을 잘하지 못했던 사람이 나중에 일을 잘하게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렇기에 잠재된 보유역량이 직무에 맞는 사람, 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선발 단계부터 역량을 기반으로 인재를 채용해야 개인은 물론 조직, 나아가 사회의 행복 증대에 기여하는 인재로 육성할 수 있습니다.

결국 조기 퇴사를 막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신뢰의 조직문화, 그리고 역량 기반의 올바른 채용입니다. 그중에서도 채용 과정에서 잘 클 수 있는 역량 인재인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용은 결국 ‘사람’이 아니라 ‘성과 역량’을 뽑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