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와 글로벌화는 평가 제도를 어떻게 바꾸었나 

최근 국내 HR에 있어 가장 화두였던 것은 평가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OKR을 통한 성과 관리 제도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OKR 관련된 제품과 강의가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기도 했죠. 이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지만, 특히 지난 몇 년간 적극적으로 이뤄진 원격 근무 제도 확산과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두 가지 요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원격 근무와 글로벌 비즈니스, 두 가지 요소가 평가 방식을 바꿔 나가고 있는 흐름에 대해 알아보고,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인사담당자가 놓쳐서는 안되는 요소들도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목차(소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내용으로 이동합니다!)
1️⃣ 원격근무가 평가제도에 미친 영향
2️⃣ 글로벌화가 평가제도에 미친 영향
3️⃣ 과정 중심에서 결과 중심 평가 프레임워크로
4️⃣ 두가지 체크 포인트

1️⃣ 원격근무가 평가제도에 미친 영향

사무실 중심의 대면 근무 환경에서 원격·비대면 근무 환경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에 맞추어 평가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사무실 중심 근무 환경에서는 평가의 주요 지표 중 하나가 물리적인 근무 시간, 대면 상호작용 빈도 등 가시적인 요소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원격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기존처럼 전통적인 방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또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따라 다국적 사무실과 다양한 타임존에서 근무하는 글로벌 팀원과의 협업이 일상이 되었기 때문에 물리적 장소라는 개념 자체가 의미를 소진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에 맞춰 평가 제도도 변화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직방은 2021년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오피스를 도입했습니다.
좌: 같은 테이블에 앉은 팀원들/우: 메타버스에서 진행하는 면접 장면, 출처: 직방 채용 유튜브

2️⃣ 글로벌화가 평가제도에 미친 영향

글로벌 기업 구성원은 각기 다른 타임존에서 근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00여개 국가에 221개 오피스를 가진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모든 오피스의 타임존을 연결하면 24시간 타임존을 다 채울 수 있을만큼, 쉬지 않고 글로벌 비즈니스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죠. 따라서, 글로벌 기업에서는 구성원들이 원격근무를 익숙하게 여길 것이라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격 근무가 확대되면서 성과를 만드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전통적 근무환경과 달리,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일하는 글로벌 기업에서는 각국 직원들의 성과를 어떻게 함께 측정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 개인의 기여도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시간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실시간 협업이 아닌 비동기적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업무 결과만을 평가하는 방식은 종종 직원의 전반적인 기여도를 과소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조직 내에서 공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100여개 국가에 221개 오피스를 가진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3️⃣ 과정 중심에서 결과 중심 평가 프레임워크로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성과 평가 프레임워크를 재구성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과정 중심 평가에서 결과 중심 평가로의 전환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결과 중심 평가가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닙니다. 그 동안 모든 기업에서 주장해왔던 성과 기반 평가가 실상은 리더가 직원의 업무 과정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과정 중심의 평가도 혼재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보다 실질적인 결과 기반 평가로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비대면 근무 환경에서도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장하면서도,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각 조직에서는 OKR, KPI와 같은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를 적절하게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때 OKR 관련 솔루션과 강의가 쏟아져 나왔던 이유는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는데 있어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가 중요한 도구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조직의 상위 목표와 직원 개개인의 목표를 연결시키며, 성과를 객관적이고 측정 가능한 결과물로 환원함으로써 원격 환경에서도 성과 평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합니다. 특히 글로벌 조직에서 이러한 프레임워크는 다국적 팀 간의 업무 일관성을 유지하고, 평가의 기준을 통일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두가지 체크 포인트

그렇다면, 원격 근무 환경에서는 오로지 결과만으로 평가하면 되는걸까요? 아쉽게도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회사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고, 성과란 반드시 결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성과는 팀워크 기여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참여와 커뮤니케이션 등의 정성적 요소까지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렇다 보니 결국 정성적 요소를 포함한 다각적인 성과 평가가 요구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더 나아가 원격근무 환경에 적용할 성과 프레임을 설정할 때, 다음의 2가지를 고려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 소프트 스킬 평가를 위한 360도 피드백 시스템 활용

첫째로, 쉽게 파악 가능한 하드스킬 뿐 만아니라 협업 능력,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팀과의 상호작용에서 발휘되는 소프트 스킬을 평가하는 지표를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360도 피드백 시스템과 같은 다차원적 평가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죠. 360도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구성원의 성과를 상사뿐 아니라 협업의 접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인 동료, 부하 직원, 그리고 외부 고객 등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함으로써 더 포괄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360도 다면 평가를 통해 협업 과정에서 드러나는 소프트 스킬까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출처: 에이치닷 인사평가

2. 평가 솔루션 활용

둘째, 평가 과정의 객관화를 위해 평가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대면 원격 근무 환경에서는 휴먼 에러의 가능성이 있는 매뉴얼 기반의 평가는 과정을 신뢰받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적절한 솔루션을 활용함으로써 구성원의 업무 진행 상황, 프로젝트 완료 여부, 협업 툴에서의 활동 내역 등을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과정만의 평가가 아니라, 그 결과 기반의 성과를 훨씬 객관적이고 정량화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평가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유지함으로써 직원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원격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성과 평가 제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근무 시간 기반 평가에서 결과 기반 평가로의 전환, 정량적 평가와 정성적 평가의 균형, 그리고 솔루션을 활용한 객관적 평가 방식의 도입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미래의 성과 평가를 대표하는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HR은 변화를 신속하게 반영하고, 원격근무 환경에서도 공정하고 효과적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