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당신을 위한 3줄 요약
1. 하이브리드 워크는 1960년대 부터 점진적으로 발전된 개념이에요.
2. 하이브리드 워크 모델은 팬데믹 이후 3가지로 나뉘게 됐어요.
3.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지속 관찰함으로써 국내 실정에 맞는 워크 모델을 개발할 수 있어요.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한강에서 일하려고요!"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 인사 부문장님이 H.팟캐스트에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원격 근무 시스템을 활용하여 대면 근무가 가진 협업 효율성과, 비대면 근무가 가진 유연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취지에서 출발한 하이브리드 워크는 코로나-19 이후의 최근 5년 동안 인사 제도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세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요! , 클릭↗
이번 글에서는 하이브리드 워크를 비롯한 근무 제도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하이브리드 워크가 거쳐온 발전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마지막으로 오늘날 글로벌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3가지 형태의 하이브리드 워크 모델 사례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꼭 알아야 할 글로벌 HR 트렌드 세 번째 이야기, 하이브리드 워크입니다.
📑이 글을 읽고 알 수 있는 것은요!
✅ 하이브리드 워크란 무엇인지
✅ 다양한 근무 제도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 시대별 하이브리드 워크의 발전 과정
✅ 글로벌 기업의 하이브리드 워크 도입 사례
1. 하이브리드 워크?
Hybrid는 '서로 다른 것을 결합한 것', '혼종'을 의미합니다. 오늘날의 다양한 근무 제도는 '시간의 자율성'과, '공간의 자율성'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하이브리드 워크는 이름 그대로 '근무하는 시간과 공간의 자율성' 측면에서 서로 다른 2가지의 장점을 합친 혼합 근무 제도를 의미합니다.
우선 시간의 자율성 측면에서 봤을 때, 흔히 9 to 6로 표현되는 전통적인 근무 제도와 근무 시간을 개인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유연 근무 제도,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간의 자율성 측면에서 본다면 사무실처럼 정해진 근무지로 출근하는 전통적인 근무 제도와 원하는 장소(집, 공유 오피스, 카페 등)로 출근하는 원격 근무 제도,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시간의 자율성과 공간의 자율성에 따른 근무제도 4 유형
2. 하이브리드 워크의 역사
코로나-19의 확산과 통신 기술의 발전이 완전한 형태의 원격 근무와 유연 근무를 촉발시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워크는 어느 날 갑자기 태동한 개념이 아니라, 일찍이 산업이 발달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시대의 요구에 맞춰 점진적으로 발전되어온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워크 개념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19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의 발전 과정을 알아 보겠습니다.
1960년대: 독일의 플렉스타임(FlexTime)
1960년대 독일은 급속한 경제 성장과 산업화로 인해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었습니다. 전후 재건 과정에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노동 수요가 급증했지만, 이를 충족할 충분한 노동력은 부족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1967년에 플렉스타임 개념이 제안되었습니다. 플렉스타임의 골자는 직원들이 9시부터 5시까지의 고정된 출퇴근 시간 대신, 유연한 시간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플렉스타임을 통해 독일은 크게 2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로, 여성 인력의 참여를 통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가사와 육아로 인해 정규직으로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여성 인력의 노동 시장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부족한 노동력 공급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로, 교통 체증을 완화하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퇴근하던 수많은 근로자들의 출퇴근 시간을 분산시킴으로써 교통 체증을 완화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플렉스타임은 오늘날 탄력근무제의 시초격으로 볼 수 있으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브런치 아티클: 오늘날 독일의 플렉스타임 보러 가기 ↗
1970년대: 미국의 통신-교통 트레이드오프(Telecommucations-Transportations Tradeoffs)
1970년대 미국에서는 오일 쇼크로 인한 연료비 상승으로 인해 물리적 이동 비용이 폭증한 상태였습니다. 동시에, 최초의 이메일이 발명되고, 개인용 컴퓨터가 등장하는 등 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원격 통신이 가능해지면서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업무를 수행하거나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두 가지 배경에 따라 전직 NASA 엔지니어인 잭 닐스는, 출퇴근하지 않고 집이나 원격 장소에서 근무할 수 있는 통신-교통 트레이드오프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트레이드오프란 한쪽을 얻기 위해선 다른 한쪽을 포기해야 한다는 경제 용어로, 통신-교통 트레이드오프란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이 물리적 이동을 대체하거나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이론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에서는 위성 사무실을 설립하여 직원들이 집 근처의 작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함으로써 교통 혼잡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1970년대 태동한 통신-교통 트레이드오프 개념은 오늘날 원격근무의 기반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는 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원격 근무의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미지: 1976년 생애 첫 이메일을 보내는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 People)
1990년대: AT&T의 대체 직장(Aleternative Workplace, AW)
1990년대 후반, 미국의 통신 기업이자 세계 최대 통신기업인 AT&T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대체 직장 개념을 시범 도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10만명 이상의 직원이 재택 근무를 포함한 다양한 근무 장소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T&T가 '대체 직장'을 도입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비용 절감입니다. 대체 직장을 성공적으로 도입함으로써 AT&T는 필요 없는 사무실을 없애고, 관리비를 줄여 약 5억 5천만 달러의 현금 흐름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기존 관리비의 30%를 절약한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생산성 향상의 가능성입니다. 대체 직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일반적인 사무실 일상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고 고객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체 직장에 참여한 직원의 87%가 개인 생산성과 직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체 직장'에 대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원문 기사 보기 ↗
3. 글로벌 기업의 3가지 하이브리드 워크 모델
지금까지 하이브리드 워크의 역사에 대한 3가지 시대별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엔 어떤 형태의 하이브리드 워크가 운영되고 있을까요? 글로벌 기업의 하이브리드 워크 도입 사례를 알아 보겠습니다. 원격 근무와 재택 근무의 혼합 정도에 따라 크게 3가지 종류의 모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제도 영구 도입: 스포티파이, 세일즈포스
🔄️원격&대면근무 혼합 운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코인베이스
⛔재택근무제도 폐지: 테슬라, 넷플릭스
✅ 재택근무제도 영구 도입-스포티파이: ("Work From Anywhere", WFA)
"어디서 일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2021년 초에 WFA 정책을 채택하여 구성원들이 근무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 측은 "근무 장소가 집이든 카페이든,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본사의 궁극적인 목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WFA 정책의 핵심 내용 및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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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성과 자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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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A 정책을 통해 구성원들은 재택 근무 위주의 Home mix 방식과, 대면 근무 위주의 Office mix 방식은 물론 풀타임 재택 근무 또는 풀타임 대면 근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근무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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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직원들이 가장 생산적이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재 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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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A 정책을 통해 스포티파이는 더 넓은 인재 풀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다양한 지역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시로, 2021년에 채용된 신입 직원의 절반이상이 뉴욕, LA 등 주요 허브가 위치한 곳이 아닌, 이외 지역에서 채용되었으며 이를 통해 스포티파이의 신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직률 감소와 DEI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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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A 정책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직률을 감소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스포티파이의 이직률은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여성 리더십 비율이 25%에서 42%로 증가하는 등 DEI 측면에서도(다양성과 포용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습니다.
🔄️원격&대면근무 혼합 운영-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이 일주일 중 최대 절반을 원격으로 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하이브리드 워크 모델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대 50%까지 사용 가능한 재택근무
매니저의 승인 없이도 최대 50%까지 원격 근무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 2일은 재택근무 3일은 사무실 근무 등 개인 일정에 맞춰 근무 스케줄을 유연하게 수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황에 따라 50% 이상의 재택 근무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매니저의 승인을 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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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감과 연결감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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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이 원격 근무 중에도 소속감과 연결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교육 프로그램 및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원격근무로 인해 소외감을 느끼는 직원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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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의 접근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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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워크 모델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택 근무가 개인 또는 조직의 퍼포먼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분석하여, 워크 모델을 조정하거나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제도 폐지-테슬라: 주 40시간 사무실 근무 정책
앞선 기업들과 반대로, 테슬라는 현재 전면 사무실 복귀를 지향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5월, 일론 머스크는 모든 테슬라 직원들에게 주당 최소 40시간을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고 명시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메일을 통해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일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퇴사를 가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원격 근무는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직원들이 직접 사무실에 나와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특히 고위직일수록 더 많이 출근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테슬라의 이러한 엄격한 사무실 복귀 요구는 일부 직원들의 불만을 야기하고 있으며, 테슬라의 인재들이 경쟁사로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향후 직원 유지와 신규 채용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직원들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사무실 출근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테슬라의 근무 제도가 테슬라의 장기적인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이제부터 원격 근무는 주 40시간의 사무실 근무를 해야만 할 수 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모든 직원에게 보냈다 , Bloomberg
마치며
1960년대부터 시작된 하이브리드 워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스포티파이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예상하는 것처럼 점차 확대되어 결국 100% 원격-유연근무제로 나아가게 될까요? 반대로, 테슬라와 유수의 국내 기업이 견지하는 입장처럼 협업의 비효율성과 성과 관리의 어려움에 직면하며 쇠퇴하고 사라지게 될까요?
정확한 답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하이브리드 워크는 앞으로도 인사 제도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남을 것이란 사실입니다. 또한, 국내 기업보다 글로벌 기업에서 더 오랜 역사를 두고 발전하고 있는 개념인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지속적으로 관찰함으로써 국내 기업 실정에 적합한 최적의 하이브리드 워크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