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챗 GPT가 세상에 나온 지 3개월 정도가 흘렀어요.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벌써 관련 책과 강연이 쏟아집니다. 인간의 속도도 기계 못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기술 초기인만큼 관련 데이터가 더 축적될 필요는 있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이 기술이 유의미한 것은 분명합니다. 여러 해석들이 긍정적이에요. 마치 계산기나 엑셀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말이죠.
챗 GPT도 잘 활용한다면, 일의 효율과 능률을 높이는 생산성 도구로 탁월할 것 같은데요. 이 기술을 잘 활용하려면 어떤 걸 중점에 둬야 할지 한 번 살펴볼게요!
대화의 기술을 가진 자가 우위를 점한다
이전 AI 기술과 달리 챗 GPT가 주목 받은 이유는, 기술과 인간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에요. 자동 응답 기기들과 달리 사용자가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답변을 내놓거든요.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답변도 디테일하게 달라져요. 사람과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에디터로 인터뷰를 하면서 이 부분을 정말 절실히 느끼는데요.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인터뷰 할 때 질문지 작성에 더 많은 공을 들여요. 적절한 질문이 주어져야,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챗 GPT가 인간의 사고 능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해석에는 다소 설득이 되지 않아요. 그 이유는 이 기술의 방점이 ‘대화’에 있기 때문이에요. 챗 GPT는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에 따른 자료를 취합해 ‘대답’할 뿐입니다. 챗 GPT는 학습한 정보의 범위 내에서 주어진 문장의 맥락을 보고 다음에 나올 단어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단어’를 찾아 나가는 거예요. 질문은 인간만 할 수 있는 능력이자 영역이기도 합니다.
책 <챗 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의 저자 김대식 교수도 그렇게 생각했나 봐요. 그는 뇌과학자이자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이기도 한데요. 이 책은 ‘인간 VS 기계’의 도식을 넘어서 어떻게 기계를 잘 활용해 인간 지성의 지평을 넓혀나갈지를 선구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이 책은 1장에서 챗GPT가 자기 입으로 자신의 작동원리를 설명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사랑이나 정의, 죽음, 신 등 사람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데요. 이 책에서 놀라운 점은 AI의 답변이 아니라, 대화를 주도하고, 답변을 유도하는 저자의 스킬이에요. AI의 허점을 찌르는 질문, 두루뭉술한 답변을 구체적으로 풀어가는 대화. 많은 사람이 이제 인간은 기술의 지배를 당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 책은 그 오해와 편견을 깨줍니다.
고도화 되는 인력 시장에 기술을 활용하자
대부분의 전문가는 AI가 기존의 많은 인력을 시장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보지 않아요. 이 기술을 생산성 도구 정도로 보고 있죠. 동시에 인류 전반의 수준을 높여줄 것으로 보고요. 전문성을 기반한 자리는 시간이 가도 사라지지 않아요. 기술이 나오면 그를 대신할 자리도 나오고요. 엑셀이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경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경리의 평균 능력이 향상됐죠. 그 엑셀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따라 능력이 평가되고요.
물론 AI 기술에 직격타를 맞는 분야도 있을 거예요. 단편적으로 구글의 검색 서비스가 그럴 테고요. 이때 발생하는 잉여 인력이 무엇을 하게 될 것인가는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자신의 업무 환경에 변화를 겪는 당사자 역시 고민해볼 부분이죠. 아래 영상은 챗 GPT와 인력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담이에요. 팟캐스트처럼 가볍게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새로운 기술이 나오기 마련이에요. 새롭게 등장한 기술에 두려움으로 맞서는 대신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면, 자신의 자리가 생깁니다. 뛰어난 인재를 찾고, 인재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는 데 앞장 서는 우리에게 이 기술은 훌륭한 도구가 되어 줄 거예요. 우리는 누구보다 많은 레퍼런스와 선례가 필요한 일을 하고 있잖아요. 수많은 자료가 정답이 되어주진 못해도, 우리 조직에 맞는 정답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건 분명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