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리더의 영광이 아닌 평안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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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영광이 아닌 평안을 위해

2023.03.13

저는 고민이 생기면 온라인 서점 앱을 켜서 검색창에 무작정 키워드를 검색해보는 편입니다. 그러곤 많은 책들 중에 제 고민을 가장 잘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골라요.

최근엔 검색창에 무작정 ‘리더’를 검색했어요. 그랬더니 정말 많은 실용서와 자기계발서가 뜨더군요. 제목은 저마다 다르지만, 결국 몇 가지로 추려지고 한 가지로 정리됐습니다. 리더의 태도, 리더의 덕목, 리더의 마인드…. 다시 말해 좋은 리더가 되는 방법에 대한 책들이었어요. 그 책들은 분명 도움이 됐어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좋은 피드백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한편으론 쓸쓸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많고 많은 책 중에 리더를 위로하는 책은 찾기 어려웠거든요. 모두 ‘좋은 리더가 돼라!’라고만 말하고 있었어요.

리더는 다른 구성원보다 앞에 서 있다는 이유로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 되기도 하고, 때론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해요. (‘그렇게 어려운 자리니까 연봉이 더 높잖아!’라고 반박한다면, 드릴 대답이 없지만요.) 특히 이 글을 읽는 HR 팀 리더 분들이라면 더 그럴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글을 통해 묻고 싶었어요. 리더 여러분, 안녕하신가요?

 

불안과 공포로 엉킨 자리

많은 리더에게 그들의 성공에 대해 물으면 이렇게 답해요. ‘영광은 잠깐, 고난은 지속.’ 공감되시나요? 한 기업의 평범한 구성원에서 임원이 되는 건,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일보다 어렵지만 개인의 역량에 대한 인정은 오래 가지 않아요. 그 자리에 앉은 순간부터 오로지 성과에만 매달려야 생존이 가능하니까요. 동시에 자신의 고민을 터놓을 사람은 줄어듭니다. 같은 직급을 가진 타 부서 리더에게 고민을 털어 놓자니 경쟁 상대에게 치부를 보이는 것 같고, 같은 부서 직원들에게 마음을 열자니 그들이 불편해 해요. 심지어 임원급 리더라면, 얘기가 더 심각해집니다. 임원은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라서 노동 조합도 없고, 권리를 보장 받을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은데요. 임원이 되고 3년은커녕 1년 만에 짐을 싸야 하는 경우가 허다해요.

 

부장이나 팀장 급은 임원들에 비해 덜할 수도 있지만, 늘 불안과 공포심에 사로잡혀 있는 건 분명합니다. 어느 인터뷰 기사들에선 불안과 공포를 추진력 삼아 성공한 케이스가 보이는데요. 리더에게는 이 감정들이 그다지 좋은 기능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불안과 공포에 지배된 리더는 매사 자신의 능력을 확인받고 싶어하고, 의심하고, 도전보다 익숙한 것에 눈길을 주거든요. 이러한 리더들은 대부분 자신의 지시를 직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과한 관심을 쏟아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있을 법한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 괜히 큰소리를 내기도 하죠.

또 ‘훌륭한 리더’라는 평가를 들어야 한다는 강박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만들어요. 그래서 제대로 된 지시를 내릴 수 없게 되고요. 정확한 피드백과 분명한 평가를 하기보다, 팀원의 기분과 감정을 지나치게 고려하기도 해요. 반대로 ‘완벽한 리더’가 되고자 하는 리더는 ‘결론’을 스스로 도출합니다. 그런 리더에게 팀원의 의견이나 회의는 형식에 불과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결정이 항상 옳다고 판단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팀원을 불만이 많거나 자신을 리더로 존중하지 않는 사람으로 치부해버려요.

 

리더는 늘 외롭다

때로는 팀원의 눈치를 보고, 늘 회사의 성과평가 압박에 시달리는 리더. 그들에게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공기처럼 늘 곁에 존재합니다. 그런데 30년간 외로움을 연구한 시카고 대학교의 심리학자 존 카시오포 교수의 책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에 따르면, 외로움은 우리의 사고 능력을 무려 30% 가량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또 스트레스 수치를 50%나 높이고, 사회 생활 만족도는 35% 가량 낮춘대요. 뿐만 아니에요. 우리는 이 외로움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소화하거나 회피하기 위해서 심리적 에너지를 쓰는데요. 이때 에너지 자원이 많이 소모되는 탓에 절제력이나 집중력에 쓸 에너지가 부족해진다고 해요. 당연하게도 사고 능력도 저하시킵니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중립적인 사고가 힘들어지는 것이죠. 카시오포 교수는 외로운 사람은 논리적 비약도 심하고 더 재미 없게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어요. 이쯤 되니,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모든 이상한 문제의 원인처럼 보이네요.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

리더가 괴로운 데에는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외로움으로 귀결되는지도 모르겠어요. 다양한 해결책 중 몇 가지를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1.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인식하기
자기 인식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나 자신을 위해서 내 상태가 어떠한지 들여다 봐주세요. 여러분은 왜 화가 나고 마음이 답답한가요? 일이 많아서, 성과 압박에 시달려서, 나를 무시하는 듯한 팀원들의 언행에 상처를 받아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어요. 감정의 모든 원인을 적어보세요.

2.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다시 보기
적어 내려간 이유를 다시 살펴보세요.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눈에 보인 사실과 경험만 따져보세요. 여러분의 감정이 거짓이라는 게 아닙니다. 감정은 거짓말을 할 수가 없죠. 다만, 부풀려지거나 왜곡될 수는 있습니다. 여러분의 업무 지시에 늘 차갑게 대답하는 김 대리는 원래 단답형 인간일 수 있거든요.


3.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그럴 땐 이해하려 하지 말고, 인정해버리세요. 나한테 왜 그럴까, 하고 고민하면 불필요한 자아성찰이나 끝없는 분노만 커질 가능성이 높아요. 그냥 ‘A는 그런 사람이구나’라고 인정해버리세요. 그리고 회사 사람이 아닌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지지를 요청하세요.  그런 사람이라고 인정해버려도 자꾸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이 신입 사원일 때, 이런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일과 나 스스로를 동일시 하지 말 것. 업무가 서툴어 실수가 잦더라도 그 사실이 나라는 사람 그 자체가 아니라는 뜻이죠. 신입 이름표를 떼고 리더가 된 지금에서도 이 말은 유효합니다. 여러분이 어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여러분 자신이 될 수는 없어요. 여러분은 충분히 빛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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