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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특집] 모리야스와 벤투에게 배우는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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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특집] 모리야스와 벤투에게 배우는 리더십

2022.12.12

2022 월드컵에 또 이변이 일어났어요. 일본이 스페인을 2-1로 꺾었습니다! 독일에 이어 스페인. 세계 축구 강국 둘을 이긴 일본은 이제 기적을 이룬 팀이 아니라, 실력이 뛰어난 팀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지난 글에서 일본이 얼마나 오랜 기간 축구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는지 말씀드렸는데요. 조원희 해설 위원이 일본 팀의 강점을 자세히 짚었더라고요. 공격과 수비가 뛰어난 것은 물론 선수의 스피드를 가장 핵심으로 말했는데요. 오늘 주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 가져왔어요.

 

 

저는 이 영상에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태도를 언급한 부분(영상 2:05~2:20)이 와닿더군요. 일본 팀의 골대에 상대의 공이 꽂힌 순간에도 모리야스 감독의 표정은 여유로웠어요. 점수를 내어준 사실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듯했죠.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감독은 팀이 승리할 거라는 믿음이 있던 걸까? 아니면,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사람의 자세일 뿐일까?

 

 

한국 역시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무수한 경우의 수를 딛고 16강에 진출했어요! 그리고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도 모리야스 감독과 마찬가지예요. 그는 지난 4년간 한국 팀을 이끌어오면서 많은 사람의 의심과 의문에 시달려야 했어요. 한 가지 전략을 바꾸지 않고 계속해서 고수한다는 이유로요. 그런데 정작 함께한 선수들은 달랐습니다. 포르투갈 전 경기 직후 손흥민 선수의 인터뷰 영상만 봐도, 선수들이 얼마나 벤투 감독을 의지하고 신뢰하는지 느껴져요. “가장 감사한 건, 감독님이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벤투와 모리야스. 이 두 리더는 어떤 방식으로 선수들을 코칭 해 왔을까요? 우리는 이들에게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지 한 번 살펴봐요. 만약 당신이 한 팀의 리더라면 더욱 와닿을 거예요.

 

잘하는 팀이 되려면 ‘잘’하는 사람을 채용한다

기업의 채용은 인사팀에서 담당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좋은 인재를 고용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사람은 해당 부서의 팀장이에요. 우리 팀에 어떤 역량과 기질을 가진 인재가 필요한지 가장 많이 고민하는 사람 역시 팀장일 테고요. 다시 말해,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건 팀장의 핵심 역량이에요.

 

그런 측면에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좋은 안목을 가진 리더입니다. 일본은 독일을 이기고 코스타리카와 펼친 경기에서 패배의 쓴맛을 봐야 했는데요. 일본 국민들은 그 책임을 감독에게로 돌렸어요. 모리야스 감독이 독일 전을 뛰었던 핵심 선수 5명을 교체해 코스타리카 전에 나갔거든요. 이후 이뤄질 강호 스페인과의 싸움에서 승리가 불확실하니까 코스타리카 전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데, 선발 절반을 교체하는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감독은 일본 국민들의 원성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안 좋았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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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뉴스 일부 장면 캡처 (’일본 16강 ‘빨간불’에도…모리야스 “교체 후회 안 한다”?)

 

모리야스 하지메. 올해 54세인 그는 2018년부터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 중입니다. 현역 시절엔 히로시마의 간판 선수였어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경기장 전반을 수호했죠. 그는 은퇴 후에 자신의 친정팀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감독의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부임하자마자 첫 시즌에서 J리그 우승을 거두고, 이후에도 일본 국내・외 리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주목을 받았어요. 하지만 도쿄 올림픽에서 4위라는 결과를 거두자 국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기 시작합니다. 많은 사람이 모리야스의 책임론을 외칠 때 일본 축구 협회장은 말했습니다. “일본의 축구를 잘 알고, 일본다움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요.

 

협회장의 신뢰 덕분에 모리야스는 일본식 축구의 장점을 극대화 해나갑니다. 일본 축구 스타일은 ‘빠른 패스’에 있어요. 스타 선수 한 명에게 몰아주는 게 아니라 11명 플레이어 모두가 협동해 만드는, 원팀 경기이죠. 조직력이 핵심인 만큼 단 한 명의 선수도 예외 없이 팀에 맞아들어야 해요. 모리야스 감독이 해외파 선수들의 기용을 줄이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해외파 선수들의 개인 역량이 뛰어날지는 몰라도, 원팀으로 다른 선수들과 유기적인 호흡을 맞추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그가 원팀 전략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 독일전에서 계속 선수를 교체하며 경기를 조율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어요.

 

실제로 그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 선수를 뽑을 때, 본인 취임 후 평가전에서 검증된 선수 위주로 뽑았대요. 이전의 이력과 경력에 치우치지 않고요. 벨기에 리그에서 시즌 10골을 기록한 카마다 다이치를 기용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구성원의 신뢰는 따뜻함과 냉철함에서 비롯한다

신기하게도 파울루 벤투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원팀’ 전략은 매우 닮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코칭과 전략을 중심으로 팀이 모일 수 있도록 평소 선수들과 코치진의 마음을 열기 위해 애씁니다. 월드컵 전에 열린 기자 회견에서는 코치진이 자기의 전략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코치를 기자회견에 참여시키는가 하면, 카타르로 떠나기 전에는 자신의 사비로 선수들과 직원들에게 커피차를 선물했습니다. 또 평소 선수들의 한국 이름을 부르며 스스럼 없이 다가갔고요.

 

사실 벤투 감독은 다혈질 성격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무언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버럭 화를 내는 모습을 많이 보였거든요. 페트병을 집어던진다거나 하며 말이에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나와 붙었을 때에도 그는 자신의 성질을 드러냈습니다. 경기 마감 직전 우리 팀이 코너킥 기회를 얻었는데, 주심이 휘슬을 불며 경기를 끝내 버린 거예요. 보통은 코너킥 기회를 얻었으면 시간이 지나도 공을 차볼 기회 정도는 허락해 주거든요. 우리나라 선수들은 주심에게 미친 듯 달려가 항의했는데요. 벤투 감독 역시 가만있지 않았죠. 그는 주심에게 거칠게 맞서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맙니다. T_T

 

그런데 여기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더군요. (위 영상 2:00~2:15 부분을 확인해보세요!)

벤투 감독이 선수들을 보호하려고 일부러 주심에게 항의하고 레드카드를 받았다는 이야기예요. 저는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 ‘에이, 너무 억측이다’ 싶었어요. 그런데 영상을 다시 확인하니, 벤투 감독은 경기가 허무하게 끝나자 그냥 발걸음을 뒤로 돌립니다. 그런데 뒤에서 큰 소리가 들리자 등을 돌려 사태를 파악하더라고요. 선수들이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죠. 즉시 선수들과 주심에게 달려가 그 사이를 갈라 놓고 자신이 대신 언성을 높입니다. 혹시라도 선수 중 누군가 퇴장을 당할까 봐 자기가 대신 방패막이 된 거예요.

감독의 이러한 섬세한 태도와 배려는 선수들을 향한 사려 뿐만 아니라 현재를 냉철히 관찰하는 자세에서 비롯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벤투 감독은 코너킥 기회를 다시 얻어 골에 희망을 거는 것보다, 다음에 있을 포르투갈 전을 잘 준비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지금 당장은 아쉽지만, 앞으로 남은 기회를 생각해 보면 선수 중 누구 하나라도 퇴장당하는 일이 더 큰 손실이라고 판단했을 테고요. 지금을 명확히 판단하는 태도가 벤투의 따뜻한 리더십의 근간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가 대한민국 팀을 원팀으로 만드는 또 한 가지 전략. 바로 신뢰입니다.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직접 뛸 수 없으니, 경기에서 일어나는 변수를 직접 통제할 순 없어요. 그러니까 선수들이 현장에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혹독히 훈련시킬 수밖에 없죠. ‘식사 중 휴대폰 사용 금지’와 같은 생활 원칙을 고수하는 엄격함도 그러한 이유에서고요. 그러다가 경기가 시작되면, 벤투 감독은 자신의 포지션을 바꿉니다. 오롯이 선수들을 믿어요. 믿음, 그것도 실력인 것 같습니다.

두 감독을 통해 팀을 이끄는 리더의 태도 몇 가지를 살펴봤습니다. 이 둘은 우리에게 좋은 레퍼런스가 되어 줍니다. 우리는 레퍼런스로부터 얻은 영감을 그대로 실천하기만 하면 돼요. 그러면 분명 좋은 리더의 모습에 조금 더 가까워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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