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위해 구직자들은 준비하고 또 준비하죠. 새 정장과 구두를 사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수없이 되뇌며 설렘과 걱정을 안고 면접장으로 향합니다. 면접 앞에서 긴장되는 것은 면접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면접은 후보자가 타겟 직무와 팀, 그리고 우리 회사에 적합한 사람인지 검증해내는 중요한 채용 절차입니다. 회사의 미래 성과와 직결되는 우수인재를 뽑아야 하는 자리인 만큼 면접관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죠.
우리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면접관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평가할 때 발생하는 편향은 면접의 공정성, 일관성, 객관성을 해칩니다. 편향은 크게 감정적, 인지적, 행동적으로 발현이 됩니다. 무의식적으로 특정 대상에 대해서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거나, 집단에 대한 일반화나 편견을 가지기도 하며, 차별과 같은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인간의 편향은 인지적인 부담을 줄이고 판단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주지만, 채용과 같은 중요한 판단의 순간에서는 무의식적인 선택이 의도치 않았던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번 글을 통해 면접관의 입장에서 그들이 경험하는 편향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것이 채용 판단에 어떤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면접자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여러 내/외부 변수에 완벽할 수 없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맞닥뜨리는 ‘체력의 한계’는 면접관의 판단과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죠. 한 연구에서a 채용박람회의 면접관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면접관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점차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어느 순간을 지나고 나면 채용 결정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막바지에 이를수록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쳐서 객관적 근거보다는 직감에 의존하여 빠르게 결정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하루에 면접관들이 담당하는 인터뷰 회수가 많으면 채용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 결과로 재차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심지어 간단한 온도조작을 통해서도 판단과 선택에 영향을 받습니다. 따뜻한 음료를 들고 있던 면접관이 차가운 음료를 들고 있는 면접관보다 같은 피면접자를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죠. 따뜻한 커피가 사람을 관대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에 대해 후하게 생각하도록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반대로 커피가 조금만 뜨거워도 평소보다 공격적이거나 격한 모습을 보인다고 하죠b.
그 외에도 면접관이 사람이기 때문에 가지게 되는 다양한 편향들이 있습니다. 특히 면접에서는 자신과 비슷한 특성(성별, 출신 학교 등)을 바탕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유사성 효과’나, 지원자의 두드러진 특성(학력, 외모 등)의 선호도에 따라 다른 평가요소를 높게 또는 낮게 평가하는 ‘후광효과’, 전체 답변을 고려하지 않고 지원자가 면접 막바지에 한 행동 또는 답변을 바탕으로 평가를 내리는 ‘최신효과’가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편향입니다. 이러한 편향으로 인해 면접에서 검증되어야 할 주요 사항이 있더라도 지원자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선발 또는 제외시키기도 합니다.
마이다스 인에서 2022년 인사담당자들 2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면접 전형 단계에서 겪고있는 가장 큰 어려움 1위는 ‘면접만으로 지원자의 성향을 판단하기 어렵다’였고, ‘면접관 교육이 힘들다’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인사담당자들의 고민은 정확한 면접 진행을 가능하게 하는 면접관 교육에 있었습니다. 면접관의 정확성과 트렌드 민감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교육을 진행하는 업체 담당자들은 일반 면접관보다도 임원이나 인사전문가들과 같이 조직 내에서 면접 경험이 많아 베테랑으로 통하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이 가장 힘들고 변화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자신감이 성공을 이끄는 중요한 심리요인이지만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은 결과를 냅니다. 과거의 성공경험으로 인한 자신감이 오히려 독이 되어 베테랑 면접관들을 나무에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죠. 실제로 자신의 결정능력에 대한 과잉 자신감은 업무 완수를 위한 준비를 소홀하게 하며, 결정에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을 충분히 살펴보지 않고 간과하게 만듭니다c,d.
인간에게는 행동할 수 있다는 ‘기대’가 중요하지만, 막연한 성공 결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성공을 이끌 수 있는 과정과 방법을 알고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대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경험이 많은 면접관 일수록 새로운 면접 트렌드 변화에 대한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지만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면접관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진행하는 면접에서 완벽한 객관성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면접관이 채용 과정에서 가질 수 있는 편향들과 경험으로부터 오는 자신감이 유발하는 리스크는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단시간의 교육으로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의 면접관들 시점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는 무의식적인 편향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최적화된 면접관 교육 설계는 면접관들의 심리적 오류를 방지하고, 객관적인 면접기법의 도입으로 면접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여가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바람직한 면접관 교육방향과 상세한 면접기법에 대해 더 알고싶으신 분들은 다음 콘텐츠를 참고해주세요.
콘텐츠1. 핵심인재를 알아보는 면접의 기술
콘텐츠2. 다양한 면접의 종류, 애자일 그리고 조직시민행동과 채용의 미래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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