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좀 정확하게 하자...
“그게 뭔데...”
채용 좀 정확하게 하라고...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우리는 어떻게 채용하고 있었나요? 미래의 일잘러를 정말 정확하게 뽑고 있었나요? 혹여나 채용의 목적을 잊고 주객이 전도된 채용을 위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았나요?
이번 컨텐츠에서는 정확한 채용의 의미와 그 시작점에 대해 소개합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정확하다’라는 표현을 생각보다 흔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특히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회사어 중에는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가요?”라던가 “정확한 일정 확인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표현이 유난히 많은 것 같아요!
‘정확하다’라는 것은 목적에 올바르게 맞고 확실한 것을 의미해요. 최근 코로나 자가검사 키트의 낮은 정확도가 이슈가 되었는데, 검사키트의 목적은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므로 감염이 된 사람을 확실하게 구분해낼 때 검사키트의 정확도가 높다고 할 수 있죠.
‘정확하다’는 것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정량적으로 확인 가능한 개념입니다. 통계학에서는 '타당도'와 '신뢰도'라는 2가지 개념을 통해 정확도를 측정하고 있어요.
평가도구가 목적에 맞게 대상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고, 그 결과가 어떤 상황에서도 오차 없이 안정적이라면 우리는 이 평가도구가 ‘정확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채용에서의 정확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목적을 이해해야 해요. 채용의 목적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뽑아서 회사의 이익 창출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가 채용의 목적에 맞는 인재를 ‘정확하게’ 채용했는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정확한 채용을 위한 인담자들의 끝없는 고민...
앞서서 정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타당도와 신뢰도를 보아야 한다고 했어요. 이번 글에서는 목적에 맞게 측정되었는지를 알아보는 ‘타당도’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할게요. 신뢰도에 대한 깊은 설명은 다음 컨텐츠(아침에 본 채용 결과와 저녁에 본 채용 결과가 다르다? 믿을 수 있는 선발도구 고르는 기준)를 참고해 주세요!
타당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입니다.
채용의 목적이 제대로 달성되었는가는 지금 당장이 아닌, 먼 미래에 알 수 있죠. 정확한 채용이 인담자들의 고질적 고민으로 자리잡은 이유는 우리가 ‘미래’의 일잘러를 선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모습에서 미래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는가가 채용 정확성의 핵심입니다.
미래의 일잘러를 정확하게 선발하기 위해서는 준거 타당도 중 ‘예측타당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측 타당도의 대표적 예로는 수능이 있어요.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은 응시자가 미래에 대학교에 입학하여 학업을 얼마나 잘 이어 나갈 수 있을지 예측하는 평가도구입니다. 수능의 예측 타당도는 실제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능점수와 대학교 학점을 비교하여 수능점수가 학점을 얼마나 잘 예측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죠.
예측 타당도는 특정 시기의 평가점수와 일정 기간 이후의 결과(준거) 간의 상관계수에 의해 추정돼요. 상관계수란, 비교하는 두 변인이 서로 관련되어 있는 정도를 의미하고, 상관계수 절댓값이 0에 가까울수록 두 변인 간 연관성은 매우 약하다고 해석할 수 있고, 1에 가까울수록 크다고 해석할 수 있죠.
참고로, 미국 노동부가 발행한 채용 검사 활용 가이드에서는 예측 타당도가 0.35를 웃돌아야 평가 도구의 효용성이 높다는 기준을 제시했어요. (0.2 < r < 0.35 (효용성 있음), r > 0.35 (효용성 높음)).
이 기준을 토대로 바라본 다른 기업들의 평가 도구 효용성은 얼마나 정확할까요? 국내에서 채용기준과 직무성과의 관계를 밝힌 실증연구는 거의 전무합니다. 하지만 최근 스펙과 실제 직무성과가 관련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스펙과 직무성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실증적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기업 인재 선발 도구와 성과와의 상관도 연구>에서 국내 기업에 재직 중인 4,040명의 입사 스펙과 직무성과를 분석했고, 상관관계를 높음(1), 없음(0), 반비례(-1)로 측정했을 때 학벌은 0.01, 영어성적은 -0.01, 자격증 수는 0.03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인성검사, 적성검사, 면접점수가 각각 -0.07, -0.1, -0.04의 상관을 보이기도 했어요.
전통적 채용에 활용되어오던 지표들이 위에서 제시된 미국 노동부의 예측 타당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교통량과 교통사고의 예측 타당도가 0.2이고, 부모 키의 유전 예측 타당도가 0.5로 수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기업들은 현재 상당히 정확하지 않은 채용기준으로 인재를 선발해오고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발도구별 정확도가 실제 채용장면에서 가지는 의미를 조금 더 쉽게 설명해볼게요.
AI역량검사의 경우 예측 타당도가 0.51로 나타났어요. AI역량검사 단일 도구를 사용하여 지원자를 선발할 경우 일반적인 총 4단계의 채용 절차(서류>필기/인적성>1차면접>2차면접)를 거쳐 지원자를 선발할 때보다 최종 선발된 고성과자의 비율을 35.4% 증가시킬 수 있음을 의미해요.
즉, 정확한 선발 도구 하나를 사용하는 것은 더 빠르고 간소화된 절차로 고성과자 선발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지요.
성과를 내고 회사 이익 창출에 기여하는 인재를 뽑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 회사의 채용 방식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 회사의 채용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었나요? 혹시 채용의 목적을 잊은 채로 부족한 인원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 되거나, 채용 시기가 되었기 때문에 채용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지는 않았나요? 우리 회사의 산업과 직무, 문화에 적합한 인재 기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트렌디한 인재상을 기준으로 삼거나 직관적인 경험만으로 사람을 선발하지는 않았나요? 늘 채용하던 방식이니까, 기존 채용방식의 효과성을 돌아보지 않고 관성에 의해 채용을 진행하지는 않았나요?
정확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가 지금까지 인재들을 제대로 뽑고 있었는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선발기준과 선발도구는 정말 인재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식이었는지를 실제 성과와 비교해보고, 효과성이 없었다고 판단이 된다면 과감하게 기존 채용 공식을 부수고 새로운 채용 방식을 시도해야 합니다.
좋은 인재를 정확하게 채용하기 위해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 것들을 다르고 낫게 만들어 볼 수 있나요?